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캐피털이 약진하고 있다.
HSBC대안투자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퍼싱스퀘어는 지난 상반기 투자수익률이 23.3%로 헤지펀드업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 들어 글로벌 인수ㆍ합병(M&A)과 자사주 매입 등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이벤트 포착으로 수익을 노리는 퍼싱스퀘어의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전략이 빛을 발했다고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들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M&A나 자사주 매입 등을 시행할 것 같은 기업에 투자한다.
지난 상반기 글로벌 기업 M&A는 약 1조7000억 달러(약 1725조원)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규모는 총 2140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퍼싱스퀘어뿐 아니라 다른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들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타이러스캐피털오퍼튜니티펀드가 18.1%, 트리실드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가 15.3%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헤지펀드리서치(HFR)가 집계한 상반기 전체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 1.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반면 금리와 환율, 정책 변화 등 거시경제 움직임에 주목하는 글로벌매크로펀드는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HFR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매크로펀드 수익률은 0.7%에 불과했다.
퍼싱스퀘어는 특히 자신이 최대 주주인 미국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간 주가가 상반기 50% 이상 급등한 혜택을 봤다는 평가다. 캐나다 제약업체 밸리언트가 앨러간을 620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앨러간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영국 RWC파트너스의 마틴 와일드슈트 펀드매니저는 “특정기업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변화가 오는 순간을 포착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M&A, 기업 구조조정 및 지배구조 변화 등 특정 부문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M&A와 자사주 매입 등 주가에 현저한 영향을 주는 이벤트를 미리 포착해 이벤트 전후 주가 차이를 이용하여 차익을 내는 투자전략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