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의 명문가 자녀교육 따라잡기] 인생의 ‘큰 돌’을 정하라 '강영우 家'①

입력 2014-07-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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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

1944년 경기도 양평군에서 태어나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는 중학교 때 눈에 축구공을 맞아 실명했다. 아들의 실명 소식에 충격을 받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누나가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다 과로로 숨을 거두었다. 결국 3남매는 뿔뿔이 흩어져 열세 살이던 남동생은 철물점으로, 아홉 살이던 여동생은 보육원으로 가야 했다. 그는 맹인재활원으로 갔다. 이런 사정으로 다른 학생보다 5년 늦게 공부를 시작해 열여덟 살 때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어 연세대 교육학과에 입학하고 1972년 전체 차석으로 졸업했다.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교육전공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1976년 한국 최초로 맹인으로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 자리에 올라 재미교포 가운데 연방정부 최고위 공직자가 된다.

이 글의 주인공은 시각장애인으로 미국 차관보까지 지낸 고 강영우 박사(2012년 작고)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초석을 쌓은 후에는 자녀교육을 인생의 우선순위에 두었고, 결국 두 자녀를 미국 최고의 엘리트로 키워 냈다. 큰아들 강진석은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2011년 최고 슈퍼닥터가 되었으며, 둘째 강진영(크리스토퍼)은 오바마 대통령의 선임법률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강영우 박사의 인생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는 표현으로 부족할 만큼 대단하다. 실제로 그를 모델로 한 2부작 드라마도 제작되었는데, MBC가 창사 특집으로 만든 ‘눈먼 새의 노래’(1994)가 바로 그것이다.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또 자녀에게 존경받는 아버지가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그는 인생의 ‘큰 돌’을 정하고, 그 다음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시티그룹 세미나에서 보여준 실험이 있었다. 돌·자갈·모래·물 등 네 가지로 항아리를 채우는 실험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중 한 가지 또는 두 가지만으로 항아리를 채운다. 또한 자갈이나 모래로 먼저 항아리를 채워 큰 돌은 넣어 보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큰 돌을 먼저 넣지 않으면 영영 들어갈 자리가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돌·자갈·모래·물의 순으로 넣으면 이 네 가지는 서로 방해받지 않고 조화를 이루면서 항아리를 채울 수 있다.

강 박사는 이 실험을 마음에 새기고 인생의 고비마다 ‘큰 돌’을 정하고 집중했다고 한다. 다만 큰 돌은 인생의 고비마다 바뀌었다.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는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최대로 계발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 즉 ‘개인의 성장과 성공’이 큰 돌로 최우선 순위였다. 서른세 살에 박사가 된 이후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되면서 인생의 큰 돌은 ‘성공적 자녀교육’으로 바뀌었다. 치밀한 계획과 준비 끝에 두 아들이 필립스 아카데미에 입학해 기숙학교로 들어간 이후부터는 인생의 큰 돌이 자녀교육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회봉사로 바뀌었다. 그 꿈을 추구하다 보니 백악관에서 차관보라는 지위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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