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아버지 -김종문 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 교육홍보부장

입력 2014-07-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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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퇴직하시기 전까지 항상 새벽 4시에 출근하셨다. 그 전날 술을 아무리 드셔도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더라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출근하셨다. 아버지는 곤히 자는 자식들이 혹시나 새벽잠이나 깨지 않을까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가셨다. 한번은 아버지가 출근하면서 자전거를 꺼내다가 대문을 쿵하고 박는 바람에 가족들이 놀라 문 밖으로 뛰쳐 나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란 것은 오히려 가족들보다 아버지인 듯했다.

“내, 이 대문 때문에 괜히 너들 깨어부렸네.”

“네. 아부지, 조심히 다녀 오이소.”

“그래, 그래, 내 때문에 니들 다 깨부렸네. 갔다 오꾸마.”

제대로 주무시지도 못하고 출근하다가 피곤한 나머지 그만 자전거를 대문 밖으로 꺼내다가 대문을 박았던 모양이다.

새벽녘 아버지의 인기척에 잠이 깨서 뒤척이면 아버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죽이며, 잠시 동안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식들이 다시 잘 때까지 기다리곤 하셨다. 그때마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출근하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채 하고 누워 있었다.

퇴직 후 아버지는 회사로 출근을 하지는 않지만 어김없이 그 시간에 일어나 운동을 나가신다. 자식들이 새벽마다 운동하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으니까 무리하시지 말라고 권한 적이 있다. 그때 아버지는 한참을 생각하시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걱정 마라, 내 아직까지 괜찮다. 내 요즘 들어 운동 열심히 한다. 남들은 내 보고 뭘 그렇게 오래 살라고 그렇게 운동 열심히 하냐고 하는데, 내 오래 살라고 그러는 거 절대 아이다. 내가 운동하는 거는 니들한테 짐 안 될라고 그러는 기다.”

“봐라, 우리 바로 옆집에 천씨네도 지금 중풍 들어가 자식들 고생시키잖아. 난 그러기 싫다. 제발 죽을 때 너들 고생 않시키고 잘 죽어야 할낀데…”

자식을 키우면서는 당신의 몸은 어떻게 되든 상관 않고 자식들이 피곤해 하지는 않을까 근심하고 이제 자식들이 장성하고 연세가 드시면서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 언제까지나 건강한 발걸음으로 새벽길을 헤쳐 나가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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