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독일 중계하던 배성재도 당황, “브라질은 지금 악몽을 꾸고 있다”

입력 2014-07-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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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

배성재 SBS 캐스터가 브라질의 참패에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SBS는 9일 새벽 5시(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월드컵 4강 독일과 브라질의 경기를 중계했다. 이날 독일은 브라질을 상대로 7-1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전반 11분에 터진 독일의 토마스 뮐러의 선취골을 시작으로, 브라질의 골문이 사정없이 흔들었고, 이에 차범근 해설위원은 뮐러를 전혀 수비하지 못한 브라질 수비수들을 향해 “수비 4명이 어떻게 앞쪽으로 다 몰려가 있느냐?”며 따끔한 충고를 했다.

그러다 전반 22경분에 클로제의 두 번째 골이자, 월드컵 통산 16골이 완성되자 배성재 캐스터는 “호나우두를 넘었다. 브라질에서 브라질의 산증인을 넘어서면서 월드컵의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며 흥분했다.

하지만 이후 토니 크로스와 사미 케디라의 골까지 터지며, 전반 30분 만에 5대0이라는 믿을 수 없는 결과가 펼쳐지자 차범근-배성재 콤비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배성재 캐스터는 “엄청난 비극을 전반전에 목격하고 있다. 마라카낭의 비극보다 더 큰 수모를 겪을 수 있을 것 같다. 믿겨지지 않는다”며 “4강전에서 브라질이 이 정도의 수모를 당한다. 지금 정말 악몽을 경험하고 있다”, “재앙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가슴에 새겨진 다섯 개의 별만큼 실점을 하고 있다”며 끔찍한 상황을 전달했다.

차범근 해설위원 또한 “완전히 정신이 없다. 정말 믿겨지지도 않는다. 한골 승부로 예측했는데, 내 생각과도 완전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도 이렇게까지 될지 몰랐을 것”이라며 “팬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나 역시 98년에 5대 0의 아픔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는 과거 자신의 아픈 기억까지 꺼내며 브라질 선수들을 다독였다.

그러다 후반전에도 이어진 독일의 득점포에 브라질은 완전히 주저앉고 말았다. 이에 배성재 캐스터는 “이렇게 힘없는 삼바리듬은 처음 본다. 마라카낭의 비극보다 더 큰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며 “자신의 포지션이 어디인지 개념도 사라진 것 같다. 축구 비디오 게임을 잘못해서 나온 스코어인지, 선수 2명이 퇴장당해도 나오기 힘든 점수다”라는 말로 경기 상황을 꼬집었다.

이윽고 7대 0의 상황이 되자 차 위원은 “브라질 관중뿐만 아니라 나도 충격이다. 사실 정신이 좀 없다”며 “나지 말았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축구를 해본 사람으로서 더 이상 골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경기를 시청한 네티즌들은 “차붐 역시 마음이 따뜻하다”, “98년의 기억이 생각나서 더 힘드신 듯”, “차붐의 말이 진정으로 와 닿는다. 브라질 끝까지 힘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브라질은 악재 끝에 분에 후반 45분 오스카의 한골로 7대 1이라는 스코어라는 기록으로 패배했고, 독일은 2002년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무대를 밟게 됐다.

한편, 차 위원은 지난 5일 펼쳐진 독일과 프랑스 경기직전 “월드컵 결승을 나가는 팀은 역대로 초반에 부진한 점을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알제리전에 미흡한 점을 노출했던 독일을 언급한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독일은 프랑스와 브라질마저 꺾고 실제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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