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팀’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경제부처의 인사 난맥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각 숙제를 끝낸 박 대통령이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중앙부처의 고위급 인사 결제를 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르면 이번주 새 장관들 취임과 함께 차관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각 부처 고위공무원 나급(국장급) 이상 고위 간부 자리 중 50여곳이 현재 비어있다. 특히 기재부 5곳, 산업통상자원부 3곳, 국토교통부 7곳, 금융위원회 3곳, 공정거래위원회 2곳 등 경제부처 실·국장 자리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제컨트롤타워인 기재부의 경우 15개월째 고위직 인사이동이 중단된 상태다. 관세 업무를 총괄하는 관세정책관 자리가 작년 11월부터 8개월째 공석이며 예산을 다루는 행정예산국장도 지난 2월부터 자리가 비어있다. 당장 내년 세법개정안과 예산안 발표가 8~9월로 다가왔지만 실무 책임자 공백이 계속되고 있어 업무 차질이 우려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상반기까지 국장급 인사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인사 시점에 공교롭게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고 연이어 개각 이슈가 불거지면서 인사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의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의지에 고위 관료 출신들이 옮길 자리를 찾지 못한데다, 실질적으로 고위직 인사권을 쥔 청와대가 결정을 미루면서 인사적체는 더욱 심화됐다.
하지만 이번주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주 2기 경제팀의 본격 출항에 맞춰 경제부처 고위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고위직 인사가 전무했던 데다 정부가 현재 경기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는 만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경제부처의 업무 공백 해소는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도 “새정부 출범 후 정부 조직개편, 위원회 정비 등으로 기재부 인력운영 여건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재부 직원들의 유관부처 진출 확대 등을 통해 인사적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최 후보자가 고위직 인사판 짜는 과정에서 다소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그는 취임 후 차관 2명과 1급 6명을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피아 개혁 후속 대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간부급의 대폭적인 인사 이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시작으로 줄줄히 정책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인사의 운신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추경호 1차관의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2차관 자리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청와대에서 조원동 경제수석과 손발을 맞췄던 주형환 경제금융비서관은 기재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외청장 가운데서는 김덕중 국세청장은 유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백운찬 관세청장은 관세청장 자리를 기재부 세제실장이 물려받았다는 점에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야권을 중심으로 최 후보자의 인사개입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위스콘신대ㆍ연세대 인맥 등용 여부에도 정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장관이 유임된 산업통상자원부나 보건복지부 등은 현재의 차관들이 계속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