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지난 2011년 KT의 금융계열사로 편입될 당시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영업채널 다변화,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핵심 주력사업인 모바일카드 사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스마트폰의 유심(USIM)칩에 저장하는 모바일카드의 확산이 암초에 부딪힌 반면, 앱카드가 인기를 얻는 등 시장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유심형 모바일카드는 스마트폰 유심칩에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한 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해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기만 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심칩이 없는 아이폰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KT 입장에서는 휴대폰에 장착되는 유심형 모바일카드가 확산돼야 수수료 수익이 생길 수 있지만 앱카드의 등장으로 지속적인 수익원 확보가 불확실해졌다.
양사의 시너지가 미흡한 데는 비씨카드가 자체 카드를 발급하는 발급사가 아니라 회원사(카드 발급사)의 신용ㆍ체크카드 전반 업무를 위임받아 프로세스를 처리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등 회원사 위주의 마케팅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유심형 모바일카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예상처럼 확산되지 않아 KT 입장에서도 고민이 클 것”이라며“KT가 타카드사와도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에 비씨카드 인수를 통한 업무상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비씨카드는 지난 6년간 두 차례나 매각되는 등 지배구조도 흔들렸다. 지난 2009년 사모펀드인 보고펀드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현 SC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을 매입했다가 1년 만에 지분 전량을 KT에 되팔아 차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임원진이 물갈이 되거나 비씨카드 노동조합과 마찰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적지 않았다.
이강태 전 사장이 사임한 이후 지난 3월 현재 서준희 사장이 내정되기까지 2개월 가까이 선임이 지체되면서 비통신 계열사인 비씨카드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매각설이 꾸준히 흘러 나왔다.
KT가 경쟁 통신사인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지분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비씨카드를 인수했지만 큰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 지분 철수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KT는 KT렌탈과 KT캐피탈 등 비통신 계열사를 매각키로 했지만 비씨카드는 매각대상에서 제외 했다. 수익이 잘 나고 있는 비씨카드가 KT 연결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창규 KT 회장이 통신에만 주력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정한 만큼 비씨카드도 매각 하지 않겠냐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