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디자인 측면에서 서울이란 도시도 큰 성장을 해 왔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토머스 왓슨 전 IBM 회장은 “좋은 디자인이야말로 좋은 비즈니스”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이진렬의 ‘디자인 컨설팅’은 상당한 노력과 정성이 투입된 책이다. 이 책은 디자인 전문기업과 디자이너가 고객 기업을 대상으로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를 수행할 때 필요한 내용을 모두 13개 장으로 구성했다. 디자인 기업이나 디자이너 그리고 경영에서 디자인을 통한 혁신을 꾀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개론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도전해 볼 만한 책이다. 디자인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1장과 2장은 ‘디자인 컨설팅’이란 개념의 의미와 국내의 현황을 다룬다. 디자인 컨설팅은 “고객 기업을 위해 디자인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안을 추진하기 위해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법을 활용하는 디자인 전문가들의 지원 서비스”를 말한다. 성공적 사례로 IBM과 컨테이너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가 대중에게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IBM의 로고를 변화시켜 온 것을 들 수 있다. 1888년 이후 1972년까지 IBM은 7차례나 로고를 바꿨다. 1972년 폴 랜드가 디자인한 새로운 로고는 기존의 로고에 가로줄 무늬를 넣음으로써 ‘속도와 활력’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2장엔 영국의 텐저린과 마틴더위브랜드디자인, 세이무어파월 등이나 미국의 IDEO와 프록디자인 등과 같은 해외 주요 디자인 전문회사에 관한 주요 정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호기심이 강한 독자라면 관련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3장부터 본격적 디자인 컨설팅 업무와 상황에 따른 디자인 컨설팅 방법론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전통적으로 디자인을 관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인하우스이고 다른 하나는 아웃소싱이다. 후자에는 독립적 디자인 전문회사, 인하우스 디자인 스튜디오, 합작 디자인 스튜디오, 독립 하우스 조직 등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의 경우 인하우스 디자인 스튜디오인 산업디자인그룹을 운영한다.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 디자이너가 기업 관리시스템의 통제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디자인 개발을 담당한다. 반면 삼성과 IDEO는 1994년 4월 IDEO 본사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IDEO의 또 다른 스튜디오지만 IDEO와 분리된 iS스튜디오로 이름 붙인 합작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용한다.
4장의 끝자락에는 한국의 디자인 전문회사의 운영 실태에 대해 비교적 소상한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일반 기업이 디자인에 투입하는 투자 규모도 2001년 4조1000억원에서 2010년엔 7조9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디자인이 기업경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프록터앤드 갬블의 CEO 앨런 조지 래플리는 이렇게 강조한 바 있다. “디자인의 가치가 세상을 지배한다. 모든 분야에 걸쳐 소비자는 더 나은 디자인에 관심을 보이며, 이를 입증하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 6장부터는 13장까지는 브랜드경영, 비즈니스, 조직문화 혁신, 디자인 컨설팅의 상호관계뿐만 아니라 디자인 컨설팅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