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지점폐쇄 결정을 내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과 지점축소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도 속속 지점폐쇄 결정을 내리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영업지점 23개를 폐쇄하고 해당직원들을 다른 지점에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 영업점은 강북본부 7개, 강남본부 4개, 중부본부 4개, 동부본부 5개, 서부본부 3개 등 총 23개 지점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작년말까지 영업지점 39개를 축소한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23개 지점을 폐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영업지점 폐쇄가 진행되면 대신증권의 영업점은 2년여만에 116개에서 52개로 줄게 된다.
HMC투자증권도 대규모 지점폐쇄와 인력축소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김홍제 HMC투자증권 대표는 전국지점장 워크숍에서 구조조정 계획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담화문에서 "다채널 지점운영 체제를 거점 중심의 운영체제로 전환하고, 본사 조직 또한 팀간 업무 조정 및 통폐합을 통해 슬림화 진행한다"고 밝혔다.
HMC투자증권은 이같은 경영합리화 조치에 따라 전국 38개의 영업지점을 15개 지점으로 통폐합하고, 올해 3월말 기준 918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300~400명으로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HMC투자증권 사측 관계자는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수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이 창립 6년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21일 현대증권 패키지 매각 실사작업을 앞두고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증권은 지난달 현재 115개의 영업지점을 연내 15~20개 가량 축소할 계획을 밝혔다. 앞선 4월 삼성증권도 전국 95개의 영업지점 가운데 23개 영업지점을 통폐합해 영업점을 72개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자들이 영업점을 방문하기 보다 HTS나 MTS를 통해 직접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비가 많이드는 영업점을 유지하는 것은 경영상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며 "증권사들이 업황 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영업점을 축소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말 1856개 이르던 국내 증권사 지점은 2012년 1674개, 2013년 1534개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