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포르투칼발 돌발 악재에 상승 마감하며 102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6원 오른 10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1.7원 상승한 1015.1원에 개장한 후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해 최고 1020.8원까지 올랐다. 저점은 개장가와 같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줄곳 1020원선을 밑돌았다. 그러나 이날 장중 1020원대를 기록했고 종가로도 1020원선에 근접했다.
이는 포르투칼발 금융불안으로 안전자산이 선호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띤 데 따른 것이다. 포르투칼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가 10일 현지시각 지주회사의 회계부정으로 주가가 폭락한 데 이어 거래정지까지 당했다. BES 지주회사인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에서는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회계부정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포르투칼발 돌발 악재로 누적됐던 숏커버(손절 매수)가 나오면서 오후에는 환율이 1020원선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이후 고조된 금리인하 기대감, 환율 레벨부담, 당국 개입 경계감 등이 환율을 더 끌어올렸다.
그러나 환율의 하락 추세가 꺾긴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포르투칼발 불안은 과거 유럽발 재정위기 등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적은 것은 물론 하루 이틀 정도의 단기 반등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추세적으로 환율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됐다고 보기 힘들어 다음주에도 1010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환율은 지난 4일부터서 6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마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45분 5.04원 오른 100엔당 1006.42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