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후유증… 유통업계 희비 엇갈려

입력 2014-07-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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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홈플러스)

유통업계에 브라질 월드컵 후유증이 엇갈리고 있다. 기대 이하였던 월드컵 열기에 응원복은 재고가 쌓였지만, TV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대한축구협회/붉은악마 공식 슬로건 티셔츠’<사진> 독점 판매권을 따냈지만, 한국 대표팀 16강 탈락이 확정된 지난달 29일까지 준비한 물량 115만장 중 80여만장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티셔츠 가격도 계속 떨어졌다. 최초 판매가는 1만7900원이었으나, 18일 러시아전 후 1만원으로 내려갔고 벨기에전 전날인 26일에는 ‘1+1’ 행사를 통해 5000원까지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26일부터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티셔츠를 무료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4년 전,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던 남아공 월드컵 때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시에도 월드컵 공식 티셔츠를 독점 판매했던 홈플러스는 준비한 60만장을 모두 팔며 ‘대박’을 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이번에는 당시 물량 두 배 수준을 준비했으나 결과적으로 판매수량 예측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면 이마트가 내놓은 ‘붉은악마 헌정 와인’ 디아블로 컬렉션은 이마트 와인판매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750㎖ 1병을 정상가 3만4000원에서 40%이상 할인해 1만9900원에 선보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세계적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콘차 이 토로’와 손잡고 만들어 품질 기대를 높였기 때문에 월드컵과 무관하게 판매가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백화점 업계 역시 월드컵 승패와 관계없이 무난하게 시즌을 마쳤다. 월드컵을 앞둔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현대백화점 TV제품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증가했고, 특히 55인치 이상 대형TV는 45.1%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TV제품군 매출 증가율도 각각 30.2%, 21.5%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TV, 와인 등은 꼭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마케팅이 집중되는 시기에 판매량도 늘었다고 본다”며 “전반적으로 이번 월드컵은 ‘특수’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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