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결산<4>] 한국 비롯한 아시아 축구의 몰락...요원했던 16강

입력 2014-07-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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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2014 브라질월드컵이 독일의 우승으로 끝났다. 독일은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에 터진 마리오 괴체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독일은 남미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최초로 우승한 유럽팀으로 기록됐다.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대륙 팀들에게는 최악의 대회가 됐다. 16강에 오른 팀들 중 유럽 대륙이 가장 많은 6개팀, 남미 대륙이 5개팀, 북중미가 3개팀을 배출했고 아프리카 대륙도 2개팀을 16강에 올렸다. 아시아팀들의 자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 일본, 호주, 이란 등 4개 아시아 팀들이 거둔 승수가 단 1승도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했고 일본 역시 16강에 진출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강에 오른 팀은 없었지만(당시 호주가 16강에 진출했지만 오세아니아 대표로 지역 예선 치름) 한국은 아시아 팀들 중 유일하게 1승을 챙기며 자존심을 지켰다. 이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올랐고 호주는 비록 16강에는 못 올랐지만 1승을 거뒀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이 거둔 총 성적은 3무 9패다. 호주를 제외한 한국, 일본, 이란 등이 단 1무씩을 기록했을 뿐이다. 세계적인 수준과 큰 격차를 보이며 4개팀 모두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홍명보 감독이 팀을 이끈 한국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팀은 외국인 감독이 팀을 맡았지만 전술 변화의 흐름에 부응하지 못했고 특징없는 축구로 일관했다. 비록 호주는 전패를 당했지만 화끈한 공격축구를 시도하며 부분적으로 박수를 받은 반면 이란은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아시아 축구=지루한 축구'라는 인상까지 심어주고 말았다. 일본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4강에 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조별라운드 4강'이라는 비웃음 속에 일찌감치 짐을 싸야했다.

한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대팀 분석에 실패하며 맞춤 전술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경기 중 팀 조직력이 와해되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교체 선수들이 유난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던 월드컵이었지만 적절한 교체에도 실패했고 체력적으로도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물론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러시아전에서 득점을 올렸지만 러시아 골키퍼의 실수가 동반된 득점이었음을 감안하면 행운이 따른 장면이었다. 특히 벨기에전에서는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별다른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한 채 오히려 0-1로 패하는 졸전을 보였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 강호들도 조별라운드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일찌감치 귀국해야 했다. 그만큼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치기 힘든 낯선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를 유연하게 대처하며 의외의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도 적지 않았다. 비록 알제리는 참가팀들 중 최약체 그룹으로 꼽혔지만 16강에 올랐고 독일에게 16강에서 패했지만 패자임에도 더 큰 박수를 받았다. 미국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박수받은 패자였다. 코스타리카나 멕시코 등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대륙은 유럽이나 아프리카 선수들에 비해 축구를 위한 체격조건이 뛰어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남미 선수들의 타고난 재능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더 오랜 시간 준비하고 정련된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고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강한 투지가 플러스되야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들에게는 이 모든 부분들이 뒤떨어졌고 결국 실패한 월드컵이 되고 말았다. 4년 뒤 러시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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