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주식을 향한 외국인의 '사랑'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2주간에는 상대적으로 한국에 쏠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무슨 한국 종목을 쓸어담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4억3천만달러(약 1조4천5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의 뒤를 이어 인도가 12억6천만달러에 달했고, 인도네시아(8억6천만달러), 대만(7억9천만달러), 태국(4억달러) 등 아시아 신흥 7개국(한국·대만·인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전체에서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아시아 7개국에서 총 316억9천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 금액인 261억3천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연초 이후 3조3천177억원 어치를 거둬들이며, 지난해 순매수 규모(3조1천943억원)를 넘겼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아시아 신흥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한국으로의 외국 자금 유입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2주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대장주'인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 3천27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현대차(2천601억원)와 파라다이스(1천596억원),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200(1천415억원)이 각각 순매수액 상위 2~4위를 차지했다.
이어 SK하이닉스(1천234억원), 현대모비스(828억원), 신한지주(723억원), 하나금융지주(655억원), 기아차(597억원) 등 주로 정보기술(IT)·자동차·금융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외국인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들의 주가는 대체로 부진했다. 최근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한 차례 시장을 훑고 지나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삼성전자 종가는 128만4천원으로 2주전(6월27일 종가기준·131만1천원)보다 2.06% 내렸다.
'자동차 3형제' 중에는 현대차가 같은 기간 23만원에서 22만4천원으로 2.61% 하락했고, 현대모비스(28만1천500원→27만2천500원, -3.20%)와 기아차(5만6천700원→5만4천400원, -4.06%)도 일제히 내림세였다.
금융주인 신한지주(4만6천600원→4만5천800원, -1.72%)와 하나금융지주(3만7천300원→3만6천250원, -2.82%)도 하락했다.
그나마 오른 종목인 SK하이닉스(4만7천500원→4만8천950원, 3.05%)와 파라다이스(3만7천400원→3만7천600원, 0.53%)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은 한국 시장 전체를 보고 매수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보니 특정 기업의 실적이나 기초여건을 따져 종목별로 투자하기 보다는 대형주 중심으로 묶어서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외국인 수급은 한동안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관건은 기관과 개인 수급"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