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추진한 KDB생명 매각이 결국 유찰됐다. DGB금융지주가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산은과 DGB금융간의 가격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의 매각이 유찰되면서 산은이 KDB대우증권과 패키지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입찰가격이 예상가격에 못 미친다며 KDB생명 매각을 유찰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DGB금융의 KDB생명 매각은 무산됐다. DGB금융 관계자는 “KDB생명 입찰가격에 맞추기는 힘들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나 보험사 등 다른 매물을 지속적으로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KDB생명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가 보유한 지분 85%다. 기준가액은 주당 액면가액 5000원으로 매각대상 지분 총액은 약 52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가격을 6000억원 가량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IB업계가 보는 KDB생명의 적정 인수 가격은 2500억~3000억원대다. KDB생명의 지난 4월 말 현재 지급여력(RBC)비율은 167.7%로, 당장 추가 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KDB생명을 인수한 이후 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소 3000억원 정도의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유력 인수자로 꼽혔던 중국의 푸싱(復星·Fosun)그룹은 실사 도중 인수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푸싱그룹 역시 산은이 원하는 매각 가격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판단해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KDB생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시장가격에 맞춰 매각할 가능성이 낮다” 며 “흥행을 높이기 위해 KDB대우증권과 패키지 형식으로 매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