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MBC 축구 중계 소감 “반지의 제왕-히딩크 황태자와의 동거,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

입력 2014-07-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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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2014 브라질월드컵이 한 달 여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이 끝나고 난 뒤 MBC의 메인 중계진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삼인방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생생한 소감을 14일 전했다.

김성주 캐스터는 “축구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그냥 일상인 나라, 문화인 나라, 삶의 일부인 나라에서의 월드컵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축구얘기만으로 한 달을 보낼 수 있다니 놀랍다. 두 태극전사와의 한 달 여 동안의 동거는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이었다. 반지의 제왕과 히딩크의 황태자가 해주는 아침밥을 얻어먹는 황송함이란 정말… 4년 후가 벌써 기다려진다”고 전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축구가 싫어져서 은퇴 후 1년 넘게 축구 경기를 보지 않았다. MBC 해설위원으로 보낸 한 달 여의 시간은 다시 축구를 사랑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난 축구를 버릴 수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내 마음 속 월드컵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송종국 해설위원은 “남미, 유럽팀 경기를 중계하면서 그들의 개인기와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가 정말 놀라왔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건 기본기라는 걸 느꼈다. 각팀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감독들이 잘 조합한 팀은 성공을 거두었고 조직보다 개인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팀들은 한계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4년 동안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이상을 계획을 세워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도 느낀 브라질월드컵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냉철한 분석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면서, 스스로도 한 단계 도약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3인방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성주 캐스터는 “축구만 하던 사람들이 중계를 하느라 정말 힘들었을 거다. 안정환 위원은 중계중에 입모양으로 기침해도 되냐고 물어본다. 훈련이 안 돼 있는 사람들인데 적응을 잘 해 줘 고맙다.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축구 중계만 해야 했는데 매 경기 정열적으로 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 31개 나라, 선수들 개개인 파악하고 공부하며 볼펜을 하도 잡아서 안정환 위원은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였다”며 아낌없는 노력을 해 준 두 위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안정환 위원은 “합숙생활을 많이 해봐서 같이 생활하면서도 불편한 점은 없었다. 두 분이서 까칠한 정환이를 잘 이해해 줘서 고맙다. 서로를 잘 모르던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졌고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형과 동생이 생겨 좋다”고 표현했다.

송종국 위원 역시 “성주형이 중계에서 코칭, 집안에서의 감독, 갖고 있는 월드컵 경험들을 우리에게 얘기해주니까 월드컵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 나이가 많음에도 절대 피곤하게 하지 않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고, 3인 중계 반응 좋았던 것 같다. 정환이형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선배였는데 항상 먼저 챙겨준다. 살림꾼인 데다 아침에 밥 차려주고 ‘종국아, 밥 먹어라’하면서 깨운다. 선배로서 솔선수범하는 거 큰 부분이다. 셋이 있을 때 얘기도 제일 많이 하는 분위기 메이커다. 월드컵 스페셜 녹화할 때 콩트를 짜기도 하는데 그 중심에 정환이 형이 있었다. 선수 시절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고 항상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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