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협력사 실적 ‘비상’] 갤럭시 친구들 “울고 싶어라”

입력 2014-07-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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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바텍 등 코스닥 협력사, 주가 1년 새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당분간 저희 회사주식은 사지 않는 게 좋을겁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협력사의 한 고위 임원이 사석에서 건넨 말이다.

갤럭시 덕분에 웃었던 코스닥 협력사들이 걱정이 태산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다는 얘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직접 2분기 성적표를 꺼내보니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일부 기업들은 실적 악화를 넘어 생존까지 걱정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 2분기 실적 가이던스(연결기준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는 시장의 참담한 예상을 비켜가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실적를 발표하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8조7000억원, 36조8000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듬해의 결과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3년 3분기 이후 7분기 동안 유지해온 영업이익 8조원이 무너지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저성장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해석도 나온다.

이번 실적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부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IM 부문은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7.7%에 해당하는 24조9400억원을 올렸다. 이는 곧 삼성전자의 수익구조가 스마트폰에 치중돼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추락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부품 등 국내 후방 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삼성그룹 부품 계열사들은 생산량의 60% 이상을 삼성전자에 납품할 정도로 내부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PC가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실적은 춤을 춘다.

갤럭시S4가 출시된 지난해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기도 22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올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량이 뚝 떨어졌다. 회사 수익성도 급락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코스닥 중소 협력사들이다. “삼성전자가 기침을 하면 우리는 독감에 걸립니다.” 이 말이 틀린말이 아니란 게 주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인 KH바텍멜파스인터플렉스플렉스컴아모텍옵트론텍나노스 등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고점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파트론모베이스알에프텍파워로직스대덕GDS 의 주가도 40% 가까이 추락했다.

그만큼 코스닥 IT부품주들이 삼성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다른 매출처가 거의 없다시피 한 회사들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의존도가 도한 IT부품기업은 삼성전자 실적과 발주량에 따라 실적과 주가 변동 폭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협력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물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강도 높은 원가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중저가 휴대폰 재고를 소진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고 밝힌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계속 부진할 경우, 우리 회사를 포함한 모바일부문 협력사들은 생존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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