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승무원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15일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3등 항해사 박모씨는 "그때 브리지에 선장님 계셨어(?)"란 선배의 질문에 박씨는 "그게 문제예요. 선장이 재선의무 안 지켰다는 거"라고 답했다.
민사소송에 대비해야 한다는 선배의 말에 박씨는 "무조건 책임회피 식으로. 이기적일 수 있지만 선장책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해야해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선장님이 갑자기 말도 않고 방에 들어가셔서 기관장님이 '그 노인네 어디 갔어'라고 묻고는 방에 가보니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카톡이나 게임 아닐까 싶다"고 이준석 선장의 무책임한 근무 태도를 지적하는 메시지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선장의 휴대전화에는 게임 애플리케이션 8개가 설치돼 있었다.
한편 함께 공개된 승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침몰하는 배 안에서 느끼는 공포와 승무원들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한 학생은 "너무 무서워. 캐비닛이 떨어져서 옆방 애들이 깔렸어. 무서워"라고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12분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배가 기울어졌어. 계속 가만히 있으래"(오전 9시 58분), "아직 움직이면 안돼"(9시 29분), "화물들 바다로 다 떨어지고 난리 남. 지금 전기도 다 나감"(오전 9시 20~21분) 등 급박한 상황을 전하는 메시지가 소개됐다.
"배 안에서 선원들이 아무것도 안 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산다고 해서 가만히 있다가 저까지 죽을 뻔했어요"란 내용에서 승객에게 침몰 상황조차 알려주지 않은 승무원들의 행태가 드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