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7월 3일.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창덕궁 정원의 하이라이트인 ‘부용지’의 연못을 둘러보며 그 아름다움에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연꽃이 피는 연못이라는 뜻을 가진 ‘애련지’에서는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연못은 바닥의 모래알까지 비칠 정도로 깨끗했다. 창덕궁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연못에는 작은 비밀이 있다.
사실 펑리위안 여사가 오기 전만 해도 이 연못에는 녹조가 기승이었다. 예년보다 잦은 이상고온과 극심한 가뭄 탓이었다. 기존 방식처럼 황토를 뿌려봤지만, 되레 물이 오염돼 물고기와 식물들이 죽어나갔다.
이를 천연물질로 만든 조류제어제 한통으로 해결한 사람이 있다. 문병천<사진> 엠씨이 코리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년 동안 공안 경찰을 한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퇴직 후에도 생선가게를 하던 요리사였다. 그랬던 그가 화학과 생물학 등의 전문지식이 망라된 수처리 분야의 떠오르는 별이 됐다.
그가 개발한 액체 조류제어제는 뿌리기만 하면 바닥에 있는 녹조까지 모두 물위로 떠오르고, 물은 정화된다. 천연 제품이라 물에 깃들어 사는 생명체가 죽는 2차 피해도 없었다. 수면위로 떠오른 부유물을 도구로 걷어내기만 하면 끝이다.
문 대표의 제품은 사실 이미 전세계 국빈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데 일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도중 경복궁의 경회루에서 거울처럼 비친 연못의 운치를 한껏 즐겼다. 당시 녹조 덩어리였던 경회루 연못을 정화한 장본인도 문 대표다. 청와대 연못도 마찬가지다.
“보면 알겠지만, 바닥에 있는 돌멩이가 보일 정도로 깨끗하게 정화가 됩니다. 경회루와 청와대 연못을 정화한 성과 덕분에 시진핑 주석이 왔을 때 역시 창덕궁과 덕수궁 연못도 저희가 책임질 수 있었어요.”
뿐만 아니다. 2007년 중국 주석궁을 방문한 세계 각지의 국빈들은 댜오위타이(조어대) 연못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할 수 있었는데, 녹조와 악취까지 기승이었던 이 연못 또한 문 대표의 조류제어제 하나로 해결했다.
문 대표의 조류제어제는 10종이 넘는 식물에서 추출한 ‘타닌’과 광물질에서 추출한 ‘제오라이트’가 주 원료다. 타닌은 물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제오라이트는 조류 주위에 아주 작은 공기방울들이 촘촘히 달라붙게 해 바닥에 들러붙어 있는 조류들까지 모두 수면위로 잡아 올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그는 광물질, 즉 돌에서 추출한 제오라이트를 ‘액체’로 만드는 데 성공하며 대량생산의 기반을 다졌다.
정부의 인증도 받았다. 지난 2012년 환경부의 조류저감 시범사업에 참여해 실제 검증을 한 결과 처리효율이 무려 87%나 나왔다. 타사 제품은 20~30% 대의 처리 효율에 그쳤다. 그나마 50%대의 효율을 보이는 제품의 경우, 엄청난 기계 장비를 이용하는 방식이라 비용이 너무 비쌌다.
문 대표의 제품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먹는물을 정화할 수 있는 수처리제로 등록됐고, 환경부의 환경신기술(NET)인증도 받았다. 한국수자원공사와는 환경신기술 사용협약을 맺으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기술은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최근 중동 오만에서 열린 ‘세계해수담수화기술포럼’에 문 대표의 기술이 소개된 것이다.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의 업자들은 일제히 그를 주목했다.
덕분에 엠씨이 코리아의 기술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광둥성에 2억원 가량의 제품을 납품하며 수출의 물꼬가 트였다. 6월에는 태국에서 연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정수기 업체와 21억원 규모의 정수장 관련 R&D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도네시아 상하수도협회와는 MOU를 체결했다.
“일단은 중국 시장부터 시작할 겁니다. 올해는 중국에만 20억원 정도를 수출할 예정이구요.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정도 뛴 60억원 정도를 예상합니다.”
한편 문 대표는 10년 가까이 국내 수질정화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라성 같은 학자들을 제치고 올해 초 한국환경생물학회 부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