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중소기업의 성장, 경쟁력 확보가 창조경제 핵심으로 부각하면서 금융권이 창업, 벤처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미래 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이 기업들에 대해 담보물건이 아닌 기술력을 담보 삼아 자금을 지원하는 기술형 창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담보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수급을 위해 지난해 7월 10여명으로 구성된 기술평가팀을 발족했다. 이들은 대부분 금융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자동차, 정보통신, 바이오 등 다양한 기술전문가들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최근 기업의 기술 및 특허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평가시스템 IBK T-Value까지 구축했다. IBK T-Value는 기술평가 의뢰서 및 평가서 작성, 평가 결과 확인 등 기술평가에 대한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신한은행도 창조형 중소기업 육성을 돕기 위해 지난해 7월 산업기술평가팀을 신설해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이 팀은 기술평가 전담조직으로 기존 여신기획부 산업정보팀을 확대한 것이다. 이공계 전공 내부직원과 외부전문가 등 총 1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외부전문가를 팀장급으로 채용해 기술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보강했다. 또 기업여신심사부 팀별로 1명씩 기술전담심사역이 선정돼 기술가치평가 실무교육도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기술력 평가 신청, 평가보고서 전송 및 확인 등을 전산화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한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각 영업점에서 기술력 평가를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보고서도 배부됐다.
은행연합회도 최근 지난 4월 30일 발족한 ‘TDB(Tech Data Base) 설립추진단’을 정식 부서인 기술정보부로 확대 개편했다.
신설되는 기술정보부는 기존 추진단 인원 5명과 신규 채용 7명을 합한 총 12명으로 구성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인력이 충원될 예정이다. 기술정보부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술신용평가시스템 추진 방안에 따라 기술정보를 수집·생산·가공하고, 수요자인 은행·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눈높이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기술정보부는 다음달 기술정보 DB의 정식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 기술금융상품 취급을 개시한 산업은행은 은행권 내 기술평가 관련 인프라가 가장 탄탄하기로 명성이 높다. 산은 설립 당시부터 기술평가 관련 업무를 맡아 왔기 때문에 시스템뿐만 아니라 노하우,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풍부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 산은은 2000년대부터 기술평가 및 기술금융업무를 전문화시켜 2005년에는 신설·창업 기업에 대한 기술평가 지표를 개발했다. 이어 2007년에는 지식기반·서비스 산업 등에 대한 기술평가 지표도 개발했다. 기술평가시스템과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2012년 9월 탄생한 것이 지식재산권(IP) 금융으로 대표되는 ‘KDB 테크노뱅킹’이다. 산은은 IP펀드, IP담보대출, IP사업화금융 등을 통해 지난해 1504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 목표금액을 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은행권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