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대 러시아 추가 제재를 주저하자 미국 독자적으로 제재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5일(현지시간) 미국과 EU 관리가 밝혔다.
16일 브뤼셀에서 열릴 EU 정상회의에서도 이들은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 미국이 단독으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여러 독자 제제 안을 마련했으나 EU와 공조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벗어나는 단계까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처럼 독자 제재안을 검토하는 것은 지난 3월 EU와 함께 결정한 제재가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미국의 반복적인 추가 제재 위협이 ‘엄포’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히더 콘리 유럽 전문가는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마무리하지 못해 오바마 행정부의 신용도에 의문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공수표’는 충분히 날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와 경제관계가 밀접한 EU가 추가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제재의 실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EU의 협조가 아쉬운 처지다.
EU도 러시아와의 두터운 경제 관계 탓에 미국의 추가 제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EU의 비협조 속에 독자 제재를 밀어붙인다고 해도 미국 기업이 대러시아 제재가 국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추가 제재를 연기를 주장해 민간 업계의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