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 살아야 경기가 산다①]출점 막히고 할인 안먹히고… 현상유지도 버겁다

입력 2014-07-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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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영향, 소비심리 악화로 내수 경기 최악...폭탄세일에도 매출 하락

#대한민국 유통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매달려 있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은 이제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출점=성장’ 공식은 깨진지 오래다. 게다가 정부의 각종 규제로 ‘현상유지’도 어렵다. 성장의 담론 보다는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만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처절하다. 땡처리 반값할인 등 무한할인을 계속 내걸어도 손님은 오지 않는다.

올해 대형할인점 출점은 단 1개다. 그나마 잘된다던 편의점들도 규제와 대형업체들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하다. 더이상 늘릴 곳이 없다는 얘기가 전부다.

세월호 여파로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경기 부진이 계속돼 백화점 실적도 바닥이다. 한계에 다다른 국내 유통업의 대안으로 해외 러시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성적은 부진하다. 탈출구 없는 대한민국 유통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성장의 해법은 없는지 살펴봤다.

“2012년 의무휴업이 시작된 후부터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최근에는 신규 출점도 전무한 상태에서 실적은 계속 우하향 추세입니다.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커녕 현 수준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적이 나아지려면 영업일수를 늘리거나 새로운 매장을 내야 하는데 정부 규제와 경기악화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매출 8분기 연속 감소…올 1분기도 마이너스= 객관적 지표로 본 대형마트의 실적은 최악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실적은 2012년 2분기 -5.1%를 기록한 이래 8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 4월 역시 -4.1%였고, 5월엔 1.2% 상승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매출은 다시 -5.8%로 곤두박질쳤다. 9분기 연속 감소세가 확실시되는 모습이다.

3분기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과 6대 광역시 943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전망치는 102로 집계됐다. 2분기(113) 대비 1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경기 전망 기준치에 간신히 턱걸이를 한 수준이다.

대형마트 보다 좀 낫긴 하지만 백화점들의 성적표도 낙제점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2%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2012년 워낙 실적이 나빠 그마저도 낮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본 것이다.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이다. 올해 1분기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2분기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해 출점 단 1건…규제 강화로 입점허가 조차 어려워= 올 상반기 대형마트 3사의 신규 출점은 ‘제로’다. 하반기인 7월 들어 이마트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양산점을 오픈하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하반기 풍산점과 세종시점, 수원점 등이 예정돼 있는 정도다. 롯데마트의 경우 1~2곳에 점포를 낼 계획을 갖고 있으나 홈플러스는 아예 출점 계획이 없다.

신규 출점이 어려운 건 3사의 치열한 경쟁 보다는 유통산업법 등 규제 강화 탓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소유통업체와 골목상권보호를 위해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올 초 홈플러스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입점을 포기했다. 광산구청이 주변 중소유통업체 매출이 매월 4억5000만원 감소할 것이라며 건축허가신청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도 평택에 평택2호점을 짓겠다며 지난해 11월 평택시에 설립계획을 제출했지만 평택시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 부족을 이유로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롯데마트는 경기 양평군 양평점 입점을 위해 2년째 기다리고 있지만 양평군은 중소상인 보호 등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 3사의 점포수는 이마트가 149개로 지난해에 비해 1개점이 늘었으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139개, 108개로 출점이 멈춘 상태다.

◇반값세일·땡처리…소비심리 최악= 매달 일요일 2회를 의무적으로 쉬고 있는 대형마트는 매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폭탄세일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17일부터 4주간 1만여개 품목을 최대 70% 할인 판매에 나섰고, 지난 3일 부터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생필품과 바캉스용품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세일에 돌입했다.

마트 마진을 깎아 할인폭을 키우며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부진을 타개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6일부터 16일까지 평소 세일 보다 3배 가량 큰 초대형 할인행사를 벌였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행사가 없었던 작년 같은 요일보다 오히려 매출이 1.9% 더 감소한 것이다. 이마트도 지난 3일부터 진행 중인 생필품 세일행사 매출도 14일까지 세일이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감소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초대형 할인행사를 통해 매출이 반짝 좋아질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심리 개선까지는 어려움이 크다”며 “고객이 많이 몰리는 일요일 휴무 점포가 늘어난 것이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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