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ㆍ박승희 무엇이 다른가

입력 2014-07-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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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좌)와 이승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장에서는 박승희(22ㆍ화성시청)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의 전향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6일 “박승희가 이달 초 종목을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현재 스피드스케이팅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박승희가 지난 3월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박승희 측에 따르면 적응 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지금까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전부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승훈은 박승희에 앞서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대성했다. 이승훈은 한때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동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얼핏 보면 박승희와 이승훈의 행보가 닮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와 1만m, 팀추월 등 지구력을 요하는 장거리 종목에서 탁월한 경기력을 발휘했다.

반면 박승희는 탁월한 순발력과 절묘한 코너워크를 바탕으로 쇼트트랙 여자 500m(동메달)와 1000m(금메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더라도 중장거리보다는 단거리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의 전향 환경도 크게 다르다. 이승훈은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궁지에 몰렸지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박승희는 소치 올림픽에서 이미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최정상에 오른 후 다른 종목으로의 전환은 그야말로 모험이다. 샤니 데이비스(네덜란드), 요리엔 테르 모르스(네덜란드) 등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동시에 도전한 선수들도 있지만 두 종목에서 전부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없다.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이승훈과 박승희. 박승희의 스피드스케이팅 도전이 다양한 이야기꺼리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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