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현대차 ‘땅 전쟁’ 본격화…한전, 본사 부지 ‘경쟁입찰’ 매각

입력 2014-07-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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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 매각 공고…한전 부지 시세 3~4조원 추산

삼성과 현대차그룹 간 ‘땅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전력공사가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하기로 하면서다. 양측 모두 한전 부지 매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업적·경제적 이점이 많은 터라 치열한 인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연내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7만9342㎡)를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달 중 감정평가를 실시한 이후 8월 말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날 한전 부지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이 부지에 업무시설과 고급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대형 쇼핑몰 등을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올해 초 서울 양재동 본사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부지 인수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가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열리는 행사가 많기 때문이다. 대리점이나 딜러 초청행사 및 언론 초청행사 등 지난 한 해 동안 해외에서 개최된 행사는 약 270회에 이르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에서 행사를 치를 경우 연간 1조3000억원 수준의 소비가 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부지를 매입해 산재돼 있는 계열사를 한데 모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 양재동 사옥은 수용인원이 4000~5000명에 불과한 탓에 현대모비스나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시내 건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상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여곳으로 소속 임직원은 1만8000명에 달한다.

부지 사용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힌 현대차와는 달리 삼성은 한전 부지 인수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에 있어 한전 부지 인수는 매력적인 카드다.

지난 2011년 삼성생명이 한국감정원 본사 부지(1만988㎡)를 매입한데 이어 삼성이 한전 부지까지 인수할 경우 삼성은 강남과 삼성을 잇는 ‘삼성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한전 부지를 매입할 경우 업무 및 관광숙박시설을 짓거나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10조원을 투자해 한국감정원 부지와 한전 부지, 서울의료원, 주변 민간 토지를 업무·상업 용도의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강남구청에 제출한 바 있다.

국내 기업 이외에도 글로벌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샌즈와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녹지그룹 등이 한전 부지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전은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본사를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이전한다. 부지 매각 기한은 지방이전 완료일로부터 1년 이내인 내년 11월까지다. 한전 부지는 장부가액 2조73억원, 공시지가(2013년 기준) 1조4837억원이며 시세는 3~4조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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