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여객기 추락…미ㆍ러 신냉전시대 되나

입력 2014-07-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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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번 사고 원인이 러시아제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측은 이번 사고 책임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 사고에 대해 미국 정보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러시아제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고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정부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의식한 듯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여객기 추락 사건이 우크라이나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경제 관련 내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평화가 정착됐거나 전투행위가 재개되지 않았더라면 이 비극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객기 추락 사건에 대한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그러지 않아도 삐걱대던 미국과 러시아가 23년 만에 ‘신(新) 냉전관계’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의 불편한 관계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특히 이들의 관계는 지난해 러시아가 미국 국가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하면서 악화일로로 접어들게 됐다는 평가다.

올 들어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이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됐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에 묻겠다며 경제적, 정치적으로 러시아의 손발을 묶기 시작했으며 유럽 국가들과 협력해 제재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러시아의 주요은행과 에너지. 방위 산업체가 미국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제재안을 발표했다. 대상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와 민간 가스회사 노바텍, 국영 은행 VEB와 가스프롬뱅크다. 휴대용 무기와 박격포, 탱크 등을 생산하는 8개 무기 생산업체도 제재에 포함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세력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의 제재는 분노를 자아내는, 수용할 수 없는 조치”라며 “미국이 매우 아프고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대응 조치를 취할 것임을 확인한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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