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사건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 2건을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소속대원과 러시아 정보장교 등이 반군 부대가 여객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는 대화가 도청자료에 담겼다.
첫 번째 도청자료에서는 이날 오후 4시 33분쯤 ‘대령’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반군이 “비행기가 페트로파블로프스카야 광산 인근에서 격추됐다”며 “민간인 여성 희생자가 첫 번째로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1시간 만에 격추된 항공기가 민간 여객기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욕설을 내뱉은 후 “이 항공기는 거의 100% 민간 항공기다”라고 말했다.
탑승자 수와 무기 발견 여부 질문에 “항공기 잔해가 거리에 널려 있고 좌석과 시체 토막이 있으며 무기는 없고 수건이나 휴지 등 민간인 물건들뿐이다”고 대답했다.
반군 사령관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반군 부대가 항공기를 격추했다는 내용이 담긴 또 다른 도청자료도 공개됐다.
이고리 베즐레르 반군 사령관은 “기뢰부설 부대가 항공이 한대를 격추했고 해당 항공기 조사와 사진을 찍고자 대원들이 현장에 나가있다”고 러시아 정보장교에게 보고했다.
도청자료 속 한 반군 소속대원은 “민항기인 것이 확인됐고 여성과 아이들이 가득하다”며 “도대체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이에 “지금은 전쟁상황이다. 어쩔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공개한 도청자료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