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푸틴 ‘옥죄기’ 들어가나...서방, 대러시아 제재 강화 확실시

입력 2014-07-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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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우크라 반군 지역서 미사일 발사”...우크라 정보 당국 “러 군인이 버튼 눌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을 계기로 서방이 대(對) 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역시 고조될 전망이다.

친(親) 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반군의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여객기 격추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을 주도로 한 서방의 대러 제재가 더 거세질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반군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반군은 사실상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다”고 말해 반군이 러시아산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여객기 추락으로 300여명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했고 최소 1명 이상의 미국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를 파견하는 등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최근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해 푸틴이 반발했다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에게 분쟁지역에서의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 역시 이날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반군 지역의 방공시스템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파워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사고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점령 지역에서 운용된 지대공미사일 SA-11에 의해 격추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반군 감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반군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반군 대화 감청 기록을 통해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인 부크를 러시아 군인들이 사고 지역으로 갖고 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군인 이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이 민간 여객기를 겨냥해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조작하고 발사 버튼을 눌렀다”라고 말했다.

반군 측은 “정부군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면서 “사거리가 3∼4㎞인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만을 갖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또한 항공청 관계자가 나서 격추범의 표적은 남미 국가를 방문하고 귀국하던 푸틴의 전용기를 노렸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사일을 발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반군의 소행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MH17기는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즉각적이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중국 정부 역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날인 16일 미국은 러시아 방위산업체 8곳과 러시아 3위 은행인 가즈프롬뱅크,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와 노바텍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미 재무부는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만기 90일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자금 조달을 불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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