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오바마, 푸틴 ‘옥죄기’ 들어가나...서방, 대러시아 제재 강화 초읽기

입력 2014-07-21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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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우크라 반군 지역서 미사일 발사”...22일 EU 외무장관 회의서 추가 제재 논의할 듯

말레이시아항공 MH17기 추락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책임론을 제기하는 주요국 정상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강도 높은 대(對) 러시아 제재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20일(현지시간) 선데이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EU의 강화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298명이 희생된 우크라이나 동부 마을의 처참한 모습은 평생 잊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러시아보다 강한 경제를 배경으로 국제사회 질서와 평화 수호를 위한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사고기가 우크라이나 반군 점령 지역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격추됐으며 책임자 색출과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지도력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MH17기 격추 현장에 접근이 충분히 허용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우려할만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푸틴 대통령이 적절한 조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BBC와 인터뷰를 갖고 22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에 넘겨준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세력의 수중에 (미사일을) 건넨 사실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장악한 분리주의 반군에 여러 대의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탱크 등 군사장비를 지원했으며 여객기 피격 후 다시 러시아로 옮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룸버그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추락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반군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면서 “우크라이나 반군은 사실상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다”라고 말해 반군이 러시아산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최근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해 푸틴이 반발했다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에게 분쟁지역에서의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앞서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날인 16일 미국은 러시아 방위산업체 8곳과 러시아 3위 은행인 가즈프롬뱅크,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와 노바텍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미 재무부는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만기 90일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자금 조달을 불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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