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고자동차를 살 때 차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중고차 ‘오토 론(Auto Loan)’ 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신용도가 낮은 사람도 대출을 통해 손쉽게 중고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중고차 담보 대출의 실태를 전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금융기관의 부실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23년 전 직장을 잃고 사회보장제도로 생활을 유지하던 로드니 더람(60)은 중고차를 구입했으나 대출금을 못 갚아 자동차를 압류당했다. 더람은 중고차 딜러에게 실직 사실을 알렸으나 자신도 모르게 대출서류에는 병원 기술자로 3만3000달러(약 3600만원)의 수입이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고 웰스파고은행으로부터 더람은 15197달러를 대출받았다. 결국 더람은 몇 달째 대출금을 갚지 못해 자동차가 압류당했다.
NYT는 최근 금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중고차 담보 대출을 늘리면서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고객에 대한 대출이 지난 5년 동안 130% 증가했고 올 1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대비 15% 올랐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피코(FICO)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들인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거나 재산 압류, 파산보호상태인 경우 등이 해당된다.
한편 중고차 딜러들은 저신용자의 지불 능력을 조작하거나 아예 고려하지 않은 방법으로 대출을 받도록 해 중고차 대출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최고 연 23%인 대출금리는 위험만 감수하면 금융기관으로서는 아주 높은 수익원이 된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던 것과 같은 양상으로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을 보험회사ㆍ뮤추얼펀드ㆍ공공연기금 등에 판매한다.
NYT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만큼 큰 문제로 확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압류 절차가 주택처럼 복잡하지 않고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 엔진을 원격으로 정지 할 수 있어 대출금 상환이 지연되면 바로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신용자 대출 확대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만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