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들이 올해 상반기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톰슨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가가 발행한 해외 채권 규모는 694억7000만 달러(약 71조5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증해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UBS의 신흥시장 전략가 바누 바웨야는 “저금리 기조인 상황에서 이들 신흥국가가 보다 현명하게 채권을 리파이낸싱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채권 발행의 질적인 부문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으며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이 수년간 유지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 정책이 이들 신흥국가의 채권 발행을 부추기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에서 안전자산보다 리스크가 큰 신흥국 자산에 베팅하도록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손꼽혔던 그리스는 지난 4월 4년만에 처음으로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그리스는 지난 4월 30억 유로 규모의 5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75%였다. 당시 그리스 국채 발행에 몰린 투자자금은 200억 유로에 달했다.
프런티어 마켓으로 분류되는 케냐도 아프리카 국가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성공적으로 국제채권시장 무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할 경우 지난해처럼 양적완화 축소 전망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