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진의 천만의 말씀]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서두를 일 아니다

입력 2014-07-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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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을 앞두고 말들이 많다.

최근 인근 도로가 부분적으로 꺼지는 이른바‘싱크홀’이 나타나고, 석촌호수의 수위가 내려가는 등 잦은 문제점이 제2롯데월드 지하 공사와 관련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롯데 측은 지난달 9일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신청을 서울시에 냈다. 앞서 롯데 측은 4월부터 조기개장 사용승인을 받으려고 안간힘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와 함께 지반약화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진데다 23명으로 꾸려진 시민자문단도 고층부 공사 진행으로 인한 안전성 확보 등 다수 미비사항을 지적하자 결국 내부 검토 끝에 ‘보완’을 롯데 측에 통보했다.

어찌보면 롯데 측의 조기개장 노력은 당연하다. 그런데, 안전문제만큼은 단호해야 할 서울시의 태도가 어정쩡하다. 마치 시민들과 롯데 양쪽의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안전도 고려하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제를 하루라도 빨리 살리고 싶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016년 말 준공되면 제2롯데월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123층(555m)의 초고층 랜드마크로 우뚝서게 된다. 시는 새로운 랜드마크 등장과 관광, 상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신청한 저층부 3개 동에 대해 사용승인을 내주면 하루 20만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때문이다. 게다가 박원순 시장의 고민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발생할 것도 염두하고 있다.

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즉각 임시개장을 중단할 수도 있었지만 롯데 측에 보완을 통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는 지적된 사항들을 보완해 추석 이전에 임시개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시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지난번에 이어 또 한번의 여지를 준 셈이다.

시가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면 조기개장 승인 철회 또는 모든 건출물이 준공된 후 개장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승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시가 오히려 롯데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시 관계자는 “롯데가 가능한 한 열심히 보완해 재신청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맥락을 보면 롯데가 보완책을 마련해 신청 승인이 결정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개장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라는 뉘앙스다.

문제는 또 있다.

이 일대는 기존 ‘롯데월드’만으로도 교통 혼잡이 극심한 상태다. 그런데 서울시는 하루 20만이 이용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뚜렷한 교통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롯데 측이 제시한 교통대책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이행률을 밑돈다.

롯데 측은 이번 미비점들을 보완한 대책을 마련해 재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만에 하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세워 이번 사안을 대충 짚고 넘어가서는 결코 안된다.

그동안 숱한 안전불감증 사고의 공통된 교훈은 안전을 등한시 한 채 이익창출을 우선 따졌다는 것이다.

일천만 서울시민은 물론 전국 명소로 거듭날 서울의 잠실. 허투루 조기개장 및 사용승인을 내준다면,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서울시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 계획과도 역행하는 일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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