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살해 농구선수, 상무시절 원만하지 못한 생활 회자… 부적응 시발점 보니

입력 2014-07-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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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살해 농구선수

(방송화면 캡처)

상가 권리금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던 처형을 살해한 농구선수 정상헌씨는 과거 상무 시절에도 선수생활을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형살해 농구선수인 정상헌은 과거 오리온스에서도 팀 부적응을 이유로 임의 탈퇴했다. 이후 가까스로 울산 모비스에 재입단해 잠시나마 선수생활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지만 2007년 결혼 이후 곧장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도 생활이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09년 군 제대 후 정상헌은 은퇴를 택하며 조용히 농구계를 떠났다.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정상헌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때마다 정상헌이 경기도 수원에서 폐차알선업을 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곤 했다. 하지만 은퇴 후 4년 만인 지난해 그는 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 처형살해 농구선수라는 불명예 호칭을 얻게 됐다. 전세자금과 생활고 등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용서받을 수 없는 선을 넘은 셈이다.

한 농구계 고위 관계자는 "재능만 믿고 노력을 정말 안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가는 팀마다 적응을 못 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혀를 찼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는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정상헌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처형살해 농구선수' 정상헌은 살해한 처형과 사이가 안 좋았던 아내가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체포 당시 주장했던 우발적 범행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정상헌은 "처형이 자신을 무시해 홧김에 살해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아내가 쌍둥이 언니를 살해하도록 교사했다. 자신의 부인과 독신인 쌍둥이 언니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자주 말다툼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상헌 아내에 대한 교사 혐의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처형살해 농구선수' 정상헌 씨가 재판 진행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전했다. 형이 확정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한 진술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와의 관계나 범행 동기, 수단 등을 고려할 때 원심에서 선고한 형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1심은 정상헌이 숨진 처형의 휴대전화로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오해하게 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우발적 범행이었던 점을 고려해 징역 20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정 씨는 지난해 6월 처가에서 아내와 처형이 공동으로 운영했던 상가 권리금 문제로 처형과 말다툼을 벌이다 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정 씨는 숨진 처형의 시신을 이틀간 차량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경기도 야산에 암매장했다.

처형살해 농구선수 정상헌은 처형을 살해한 직후 처형 소유의 벤츠 승용차를 팔아 12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아내와의 공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씨 부부의 금융 계좌를 압수수색하며,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정씨 아내의 진술을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정상헌은 한때 '농구 천재'라 불리며 동갑내기 방성윤과 함께 한국농구의 재목으로 평가됐다. 194㎝의 장신에 스피드,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갖춰 고교 시절 아시아청소년대회 우승, 아시아연맹대회 준우승을 거뒀다. 경복고를 나와 고려대에 입학한 정상헌은 잦은 팀 이탈과 돌출 행동으로 학교를 중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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