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직원의 ‘솔직토크’] 신한금융 평점 4.5점… 산은·국민銀 ‘연봉’ 장점

입력 2014-07-23 10:34 수정 2014-07-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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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수익성·네임밸류에 자부심…“우리금융 주인없는 회사” 사기저하

“열심히 일한 만큼 확실한 보상이 따라온다. 복지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인사 적체가 심하고 여전히 학연·지연에 얽매인 편중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 한 직원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은행에 대해 쓴 글이다.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내는 직언이기도 하다. 물론 익명성의 함정이 있기는 하지만 내부 직원이 내린 평가란 점에서 그 어떤 경영컨설팅보다 생생하고 적나라하다.

물론 은행장이 이 평가를 보았다면 언짢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직원의 개인적 의견이 회사 전체의 기업문화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직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CEO 앞에서는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도전은 이성계에게 이런 간언을 했다. “신하의 소임은 간쟁을 하는 것이고, 임금의 소임은 듣고 참고 품는 것이다.”

◇신한금융 ‘만족도’, 산은·KB ‘높은 연봉’ = 은행권 직원들의 평가는 대부분 비슷했다. 신의 직장에 다니는 만큼 자부심, 안정감, 훌륭한 복지 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적 조직문화, 실적 압박 등은 공통적인 고민이었다.

기업평가 사이트 잡플래닛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직원 만족도에서 별점 4.5점(5점 만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경영진 등에서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 한 직원은 기업리뷰에서 “처우와 복지가 훌륭한 편이고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 사이에서 전문성 배양의 기회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소 보수적인 기업문화는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 직원은 “각 계열사에서 순환 근무하는 형태인 만큼 별도로 신입을 뽑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별점 3.4점으로 복지 및 급여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은행권 중에서 수익성과 네임밸류가 높은 점을 장점으로 꼽았으며 단점으로는 타 은행 대비 영업 압박이 강한 점을 들었다.

이 직원은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으로 “근성과 충성도도 중요하지만 합리와 논리적인 측면에도 좀 더 비중을 뒀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3.8점대의 상위권 점수를 받은 KB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은 높은 연봉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 업계 1위 은행에 몸담고 있다는 자부심,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소속감이 리뷰로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 한 직원은 “자신이 아닌 진정한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는 경영진이 많기를 바란다”며 수뇌부 알력 다툼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농협금융은 수평적 조직문화와 자기계발, 정년 보장 등이 장점으로 꼽히며 별점 3.3점을 얻었다. 다만 단점으로는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하나·외환, 합병 시각차, 우리금융, 최저점 ‘굴욕’ = 하나은행(3.3점)과 외환은행(3.4점)은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 이유는 전혀 달랐다. 우선 하나은행 직원들은 외환은행 통합으로 성장성이 본격화될 것이란 이유로 3점대의 점수를 매겼다.

한 직원은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연봉 및 복지 수준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직원들은 반대로 이 부분에 대해 불안감을 토로했다. 김한조 행장의 소통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하나은행 직원과 상대적으로 차별대우를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란 리뷰를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준다는 장점이 부각돼 3.1점의 점수를 받았다. 다만 직원이 보수적이고 소극적 마인드을 갖고 있어 일을 서로 미룬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영진들에게는 단순히 숫자 지표로 지점을 평가하는 것을 지양해 달라는 요구도 접수됐다.

우리금융(2.3점)은 은행권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 직원은 “어차피 주인없는(?) 회사이고 공무원 마인드로 발전이 없고 정체돼 있다”라는 혹평을 내놨다.

외국계 은행도 대체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씨티은행과 SC은행은 각각 2.9점, 3.3점을 받았다. 글로벌 금융기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신입직원을 뽑지 않아 인사 적체가 심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똑같이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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