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쳐시스템, '렉산 악몽' 재현되나

입력 2006-08-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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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관심…보안사업 지속 여부도 견해 엇갈려

코스닥기업 퓨쳐시스템과 장외기업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와 추진하고 있는 주식교환의 성패가 기로에 놓였다.

국내 대표적 인터넷보안업체인 퓨쳐시스템은 최근 미국 바이오벤처 렉산 피마수티컬즈와 영업양수도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지난 6월 무산된 바 있다. 이에따라 퓨쳐시스템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하려던 렉산의 계획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퓨쳐시스템은 렉산과의 계약이 무산된 이후, 2주일여 만에 다시 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와의 주식교환을 발표했다. 이 역시 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가 퓨쳐시스템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사례.

퓨쳐시스템 입장에서는 렉산과의 계약이 물거품됐던 악몽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겠지만,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와의 계약도 현재로서는 성사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이 최대 관건

퓨쳐시스템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교환·이전 신고서'에 따르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퓨쳐시스템의 경우 80억원,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는 10억원이 넘을 경우, 주식교환 계약은 해지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가 합병 등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추진할 때,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대해 자기가 소유한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회사 측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주주확정기준일 현재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은 계약승인 주총일 전날까지 회사측에 반대의사를 통보하면, 주총일로부터 20일동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는 그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퓨쳐시스템의 경우, 오는 17일 임시주총에서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와의 주식교환 건을 처리하며, 이날부터 9월 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 주가, 매수청구가액 밑돌아

문제는 퓨쳐시스템 측이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가액(4619원) 보다 현 주가 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14일 오후 1시 현재 퓨쳐시스템의 주가는 4275원. 결국 현 주가 수준이 지속된다면,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시 주당 300원 이상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향후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욕구도 더 강해질 수 있다.

특히 퓨쳐시스템의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중 173만2000주(9.8%) 정도만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더라도, 이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80억원이 소요돼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와의 주식교환계약이 해지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전에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주주에게는 청구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주주들은 합병 등 구조조정 효과 등에는 개의치 않고 일단은 반대의사를 나타낸 뒤, 주가가 청구가 밑으로 떨어지면 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내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퓨쳐시스템이 렉산과의 영업양수도계약이 무산된 이유 역시 주가 급락으로 주주들이 대거 매수청구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래저래 현재의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안사업 철수 '시각차이' 존재

퓨쳐시스템은 지난 11일 '기존의 보안사업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퓨쳐시스템은 보도자료에서 "국내 방화벽과 VPN 분야 1위 기업으로 대외지명도와 사업규모를 무시하고 하루 아침에 보안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정보보안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보다 우수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도자료가 나온 계기는 지난 9일 장준근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 사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존 퓨쳐시스템의 사업영역인 인터넷보안 분야는 점진적으로 정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본지 8월 11일 '디지털바이오텍 2010년 매출 1000억대 진입' 기사 참조)

이처럼 장준근 사장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퓨쳐시스템이 곧바로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양측이 향후 사업 진행 방향과 관련해 다소 엇갈린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17일로 예정된 퓨쳐시스템의 임시주총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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