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이 여름비수기를 맞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급불균형에 따른 국지적인 움직임은 여전한 상태다.
전세물량이 부족한 지역은 시기에 상관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전세물량이 많은 지역은 가격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때문에 하반기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전세 세입자는 관심지역의 수급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12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집들이를 시작하는 가운데 하반기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세종시로 1만2384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2010년 첫 분양을 시작으로 최근 5년 동안 5만 가구에 육박하는 물량이 분양됐고 분양물량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면서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물량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한때 세종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공무원 수요로 전세난을 겪었지만 세종시로 이사하는 공무원이 예상보다 적고 한꺼번에 입주물량이 늘면서 올 상반기 전셋값이 하락한 것이다. 때문에 세종시 전세시장은 하반기에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관공서와 가까운 지역은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세종시 내에서도 단지별 움직임은 다를 수 있다.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5407가구로 입주물량이 많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885가구가 9월 입주를 계획하고 있고 상수동 ‘래미안밤섬리베뉴’ 959가구 등도 10월 입주 예정으로 잡혀있다. 마포구는 상암DMC 비롯해 여의도나 광화문 등과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9월, 가을이사에 맞춰 대규모 집들이가 시작될 예정으로 전세매물을 찾기는 다소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경남 창원시는 4299가구가 공급된다. 신항북측 배후지인 용원동 ‘부산신항만이지더원’ 792가구가 10월 입주를 계획하고 있고 북면 감계지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3차’ 630가구, 무동지구 ‘무동3차휴먼빌’ 451가구 등이 12월 입주예정이다. 창원에서 하반기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단지 대부분은 신주거지역으로 기반시설이 부족해 입주 초기 생활이 불편할 수도 있다.
반면 공급물량이 줄어 전세매물 부족이 심화되는 지역도 있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며 이주를 앞두고 있는 지역이 그 대상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역의 재건축 이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우선 강동구 고덕지구 재건축단지가 연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2600가구는 7월 12일 관리처분 총회를 열었고 조합은 연말에는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2,580가구도 관리처분계획 신청 후 이주를 예정하고 있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내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한신5차’ 555가구, 서초동 ‘우성2차’ 403가구 등이 연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대치동 ‘국제’ 200가구가 빠르면 8월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개포동 ‘주공3단지’ 1160가구도 사업시행인가 이후 순차적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이들 지역에서 저가전세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말 강남, 서초, 송파, 강동 4개 구청에 재건축 등 이주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때 서울시와 협의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시점을 점검하고 이주수요 분산을 유도해 전세난 발생을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재건축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연말을 시작으로 강남권역의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저가 전세시장의 경쟁은 불가피 할 전망”이라며 “이주수요와 계절적 수요까지 맞물린다면 해당 이주지역의 상승폭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어 이곳에서 전셋집을 구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은 이주수요가 발생하기 전 미리 전셋집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