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이 기업 배당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우선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배당을 하지 않는 우선주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우선주 131개 종목 가운데 47개 종목(35.9%)이 최근 결산월에 배당을 하지 않았다.
울트라건설우, 한국테크놀로지우 등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4개 우선주 중에는 배당을 한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 배당을 하지 않으면 배당률이 누적될 수 있는 신형 우선주 29개 종목 가운데서도 12개 종목이 최근 결산월을 배당 없이 지나갔다.
동양2우B, 성신양회2우B, 흥국화재2우B 등 우선주 이름에 알파벳 'B'가 들어간 신형 우선주는 정관에서 최저 배당률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배당률이 쌓이게 된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주어지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에 우선권이 주어지는 주식으로 최근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이 기업 배당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고배당을 강점으로 하는 우선주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우선주에 투자자가 몰려 현대차 우선주의 경우 올해 초 11만9000원에서 지난 23일 15만3000원으로 무려 28.57%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LG화학 우선주는 27.96% 급등했고, 기업구조 개편 소식까지 겹친 삼성전자의 우선주도 9.8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총 상위주 몇 곳을 제외하면 ‘쥐꼬리 배당’을 하거나 아예 배당을 하지 않는 우선주가 많은데다, 일부는 상장 주식 수 미달이나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종목폐지 위기에 놓여 있기도 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5일 LS네트웍스우선주, SH에너지화학1우선주, 대구백화점1우선주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우선주 8개 종목을 상장 폐지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우선주 퇴출제도에 따라 거래량이나 시가총액, 주주 수가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우선주를 퇴출할 수 있게 되면서 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4개 우선주가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았다.
전문가들은 고배당을 노리고 우선주에 투자한다면 무엇보다 정관을 잘 살펴 주주에게 주어지는 권리를 잘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흔히 우선주에 투자했다가 배당을 받지 못하면 주주 의결권이 되살아난다고 알려져 있으나, 2012년부터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종류주를 발행할 수 있게 되면서 우선주마다 주어지는 권리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같은 우선주라 할지라도 하나하나 다른 조건이 붙어 있다”며 “우선주에 투자할 때 정관에서 발행조건과 권리관계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