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현금성자산 149조원…5년전보다 56% 증가

입력 2014-07-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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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전체의 73% 차지

10대그룹의 현금성자산이 14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전보다 56% 가량 늘어난 수치다.

27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76개 상장사(금융사·지주사 제외)를 대상으로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148조5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가 예산 358조원의 42%에 달하는 자금이다.

이들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5년 전인 2009년 95조1000억원에서 작년말 138조원으로 43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3개월 만에 10조5000억원이 급증했다. 5년 전에 비해 56.1%나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현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9%에서 13.6%로 높아졌다.

이들 대기업은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외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만기 1년 미만의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이다. 현금성자산은 부채 상환을 위한 외부 차입금이 포함될 수 있어 영업활동이나 자본거래 등으로 발생하는 사내유보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들 그룹이 1분기말 현재 쌓아 놓은 사내유보금 516조원에 비하면 현금성 자산은 29%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과세 대상으로 삼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엄밀하게는 현금성 자산을 의미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업들이 당기순익으로 확보한 현금성 자산을 투자, 배당 등으로 유도하기 위해 사내유보금이 일정비율을 넘을 경우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10대 그룹 중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66조원의 삼성이었다. 2009년 27조5000억원에 비해 무려 139.5%나 늘었다. 현대차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2조8000억원으로 5년전(21조9000억원)보다 96.1% 증가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108조8000억원으로 2009년에 비해 120.3%나 증가했다. 10대 그룹 현금성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51.9%에서 올 3월말 73.3%로 20%포인트 이상 크게 올라 삼성·현대차로의 쏠림이 심해졌음을 보여줬다.

반대로 올 1분기 삼성·현대차를 제외한 8개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39조7000억원으로 5년 전 45조7500억원보다 13.2% 감소했다.

SK와 LG는 10조4000억원과 8조700억원으로 3, 4위에 올랐으나 2009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SK는 13조7000억원에서 24.2% 감소했고, LG도 11조6000억원에서 30.5%가 줄었다.

포스코 역시 6조8400억원으로 5위에 올랐지만, 5년 전에 비해서는 24.8% 감소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5조3400억원·37.0%), 롯데(3조5700억원·1.9%),·GS(3조1700억원·74.3%),·한진(1조5200억원·-19.4%) 순으로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한화는 8200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금성 자산이 1조원에 미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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