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다음달 4일부터 열리는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청문회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과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민정수석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1997년 부도를 낸 후 참여정부에서 2000억원의 빚을 탕감 받고 경영권을 회복한 점을 문제 삼아 참여정부에서 차례로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이들을 불러 ‘유병언 뒤봐주기’ 의혹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5일 여야가 각각 원하는 증인 명단을 맞교환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증인 요구 명단을 먼저 내놓으라고 하다 반발에 부딪히자, 자신의 ‘패’를 공개한 셈이다.
그러나 야당에선 새누리당의 이러한 증인 요구가 증인 협상을 위한 카드 아니냐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친노무현 인사들을 청문회 증인석에 앉혀 ‘망신주기’ 하려는 목적보다는 야당에서 요구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현 정부의 핵심관계자들을 증인 명단에서 빼내기 위한 전략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이번 청문회에 김 실장은 물론 정홍원 총리,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박준우 전 정무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이정현 전 홍보수석, 인천시장에 당선된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명박정부에서의 선령 제한 완화 등 규제완화와 정부기관-해운조합간 유착관계 의혹을 따지기 위해 양건 전 권익위원장,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 이재균 전 국토부 차관, 정유섭 전 해운조합 이사장, 김희국 전 국토부 해운정책관 등도 증인 명단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아울러 새누리당의 요구 명단이 ‘정쟁용’이라는 판단 하에 여야간 증인 확정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사회부총리 후보자인 황우여 전 대표도 증인 요구하는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전·현 대표는 선주협회 지원 속에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의혹이 있는 국회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과 관련이 있다.
언론계 인사의 증인 출석 문제를 놓고도 여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해난구조지원 장비인 다이빙벨 투입 관련해 ‘문제성 보도’를 했다며 JTBC 손석희 사장을, 그리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를 낸 MBN의 조현재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반면 야당은 청와대의 언론 통제 등을 규명한다는 목적에서 길환영 KBS 전 사장과 백운기 보도국장, 김시곤 전 보도국장 그리고 안광한 MBC 사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후 증인채택을 위한 협상에 나서지만,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여야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5조4항)’에 따라, 출석요구일 7일 전인 28일까지 특위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을 의결해야 한다.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기에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유병언 뒤봐주기' 의혹에 대해 유병언 전 회장에 대한 정관계 비호나 유착이 있었음이 확인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