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선처 탄원서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52)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한 혁명조직 RO를 통해 내란범죄 실행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점을 고려할 때 원심이 선고한 징역 12년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엄한 처벌을 통해 사회로부터 격리하지 않을 경우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RO조직원들이 제2·3의 내란모의를 계속할 우려가 있다”고 구형의 근거에 대해 설명했다.
검찰은 또 “RO는 지난해 5월 회합에서 총기와 폭탄 입수, 철도·통신·가스·도로망 타격 등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다”며 “엄청난 인명피해와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시로 주체사상을 학습한 피고인들은 대한민국 정부를 타도하고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이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심에서도 이석기 의원에 대해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은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의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 앞서 전날인 27일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는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이 참여했다. 진보 성향의 단체가 아닌 각 종단을 대표하는 최고위 성직자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탄원서에서 "전염이 두려워 나병 환자들에게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을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며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구원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마음과 자세"라고 말했다.
또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소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7명의 피고인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11일 내려진다.
시민들은 "이석기 20년구형, 4대종단 성직자 탄원서... 진실앞에 눈감으면 종교지도자가 아니지", "이석기 20년구형. 이제 진실에 접근할 수 것이 종교밖에 없는 세상인가", "이석기 20년구형, 말그대로 구형이다", "이석기 20년구형? 겨우 20년이라니", "이석기 20년구형? 20년가지고 되겠소?" "이석기 선처 탄원서도 냈는데" "이석기 선처 탄원서 소용없네" "이석기 선처 탄원서 안먹히네" 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