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자의 웃음과 설리의 활동중단, 왜 씁쓸할까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07-2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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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설에 휩싸인 최자(왼)-설리(사진 = 뉴시스)

94년생, 이제 갓 스무 살에 불과한 f(x) 설리의 순수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9월. 다이나믹듀오 최자와의 열애설은 설리의 ‘이미지’를 일순간에 몰락시켰다. 14살의 나이차는 차치하더라도 ‘최자’의 이름에 담긴 속뜻(당시 추정)이 온라인의 익명을 타고 설리의 곳곳을 물어뜯었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처럼 설리의 상처도 아물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컴백 전 ‘지갑 유출’이란 황당무계한 사건도 겪었지만 의연하게 무대에 섰다.

우여곡절 끝에 대중 앞에 선 설리는 단연 돋보이는 미모로 주목받았다. f(x)의 정규 3집 앨범 ‘Red Light’(레드 라이트) 역시 호평 받았다. 특유의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몽환적인 분위기, 각 잡힌 군무와 화려한 퍼포먼스는 f(x)를 기다린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 그런데 설리의 감기 몸살 소식이 들리더니 결국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f(x)는 4인 체제로 활동하다가 결국 2주 만에 무대를 떠났다.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한 걸그룹 멤버가 활동 중 연예계를 떠난 이 희대의 사건은 공교롭게도 열애설이 나돌던 최자의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그 시점을 같이 한다. 최자는 설리를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연출진의 의도겠지만 최자의 동의가 전제된다. 19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5’. 호스트는 다이나믹듀오였지만 주요 내용은 최자와 설리의 열애였다. 정확히 말하면 방송은 설리에 대한 루머를 희화화해 공론화했다. 지갑 사건은 물론이고 최자의 풀네임이 고등학교 때 별명이었다며 키득거렸다. 설리를 향한 더럽고 저급한 루머들이 어느새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개그 소재로 둔갑했다. 최자는 5일 방송된 KBS 2TV ‘인간의 조건’에서 “지갑 유출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던 소속사의 공식 경고마저 장난스럽게 내뱉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밝힌 설리의 활동 중단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설리는 지속적인 악성 댓글과 최근 불거진 다이나믹듀오 최자와의 열애설 등 루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해왔다.” 소속사는 설리의 심신이 지쳐 있어 휴식을 요청해왔고, 소속사는 소속 아티스트의 보호를 위해 휴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설리의 하차는 최자와의 열애설로 인한 심각한 루머와 악플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자가 보여준 일련의 행동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자는 보통의 열애설에서 보인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걱정조차 없었다. 자신과의 열애설로 인해 설리에 대한 무분별한 루머, 악플이 확대 재생산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방송에 출연해 그러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시청률 지상주의는 자극적인 소재에 대한 욕구를 낳았고, 토크쇼 등 예능프로그램이 사생활 전시장이 되면서 수많은 희생양이 생기고 있다. 특히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대중에 곡해돼 악플을 양산하며 루머 당사자에 비수를 꽂고 있다.

최초 최자와 설리의 열애설이 보고됐을 당시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우리 설리 이제 스무 살이다”며 한탄했다. 설리는 무려 1년 가까이 최자와의 관련 루머, 악플로 고통을 겪었다. 최자, 설리의 열애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f(x) 팬과 대중은 최자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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