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류’ 지형도 바꼈다... 중동 급부상

입력 2014-07-29 07:53 수정 2014-07-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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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맥주 수출량 전년 대비 엇비슷... 홍콩>중국>이라크 순

▲한국산 맥주가 ‘금주의 땅’으로 불리는 이슬람 국가 이라크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이라크 슐레마니아 지역의 주류판매점에 내걸린 하이트맥주 광고판.(사진제공=하이트진)
한국산 맥주의 인기지도가 바꼈다. 국가별로는 1위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순위가 뒤집혔다. 특히 올해 상반기 3위를 차지한 이라크에서의 한국 맥주 판매량이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돼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맥주 수출량은 5만3452톤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놓고 보면 3493만 달러(약 35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44만 달러에서 소폭 증가했다.

오비맥주가 ODM(제조자 개발생산) 수출하는 ‘블루걸(Blue Girl)’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홍콩은 한국 맥주 최대 수입국이다. 홍콩은 올 상반기 2만7540톤(약 1613만 달러)의 한국 맥주를 수입해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또 중국은 같은 기간, 8900톤(약 619만 달러)을 수입해 지난해 2위였던 싱가포르를 밀어내고 한 계단 올라섰다.

가장 주목할 국가는 이라크다. 이라크는 2010년 이후 매년 10권 안팎에서 맴돌던 국가다. 하지만 이라크는 올 상반기 3355톤을 수입해 일본(2734톤ㆍ4위)과 대만(2331톤ㆍ5위) 등을 제치고 3위로 급부상했다. 올 상반기 수입량만 따져도 2012년 한 해 들여온 3240톤을 훌쩍 넘어섰다.

이라크에서 한국 맥주 수출이 증가한 것은 순하고 부드러운 한국 맥주가 한류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음주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북부 쿠르드 자치구를 중심으로 한국 맥주가 많이 팔린다.

업계에서는 이라크 현지 맥주가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8도 이상으로 비교적 독한 편인데 반해, 하이트진로와 카스맥주는 대부분 4.5도로 순해 원주민들도 많이 찾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이트 진로는 2010년 23만2400상자(1상자, 500㎖×20병)를 수출했지만 지난해에는 34만2300상자를 팔았고,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수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라크에서 드라마 허준이 재방송되고 북부지역에서 한국영화제가 열리는 등 한류가 확산되면서 맥주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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