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여천NCC의 최대주주는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으로 각각 50%씩 나눠 갖고 있다. 임원 자리도 두 회사에서 각각 절반씩 선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천NCC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어느 대기업 집단에도 소속돼 있지 않은 비상장사다.
하지만 여천NCC의 실적은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 두 곳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여천NCC는 매년 순이익의 100% 이상을 현금 배당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000억원을 배당했다. 당해연도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의 순이익은 각각 4115억원과 4313억원이다. 여천NCC의 배당금이 최대주주인 두 회사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6%에 이르는 셈이다. 특히 불경기 속에서 여천NCC의 현금배당이 최대주주의 한 해 순이익을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한화케미칼의 순이익은 1206억원에 불과했다. 당해 한화케미칼이 여천NCC로부터 받은 현금배당액은 1000억원에 이른다. 사실상 한화케미칼의 연간 순이익이 여천NCC의 배당으로부터 나온 셈이다.
지난해 여천NCC는 급격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의 100%인 1000억원을 최대주주들에게 현금배당했다. 최대주주인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8억원과 1658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여천NCC를 통해 배당한 셈이다.
여천NCC는 자금 확보 과정에서도 최대주주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있다. 여천NCC는 실적 악화 등으로 기말 기준 1000억원이 넘던 현금보유액이 200억원대까지 급격히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여천NCC는 최대주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 대신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통해 5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들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가량 늘어나면서 최대주주들의 실적 행보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편 한화케미칼이 회계장부상 잡아 놓고 있는 여천NCC 지분 50%의 장부가액은 3701억원이다. 대림산업이 장부상 계상하고 있는 지분 50%의 가액은 384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