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9일(현지시간) 등락 끝에 약세로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일부 기업의 실적 호조와 소비심리 개선 소식에 힘입어 오전장에서 올랐지만,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결정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이날 70.48포인트(0.42%) 하락한 1만6912.11로 잠정 마감했다. S&P500지수는 8.96포인트(0.45%) 내린 1969.95를, 나스닥은 2.21포인트(0.05%) 빠진 4442.70을 기록했다.
EU와 함께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하면서 지정학적인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는 예상됐던 재료라면서도, 지정학적 불안으로 한동안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장중 3% 이상 상승하며 13에 근접했다.
댄 베루 팰리세이드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여전히 증시의 리스크"라면서 "그러나 증시 상승의 결정적인 배경은 기업 실적이며 실적 개선은 증시의 높은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 것은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키웠다. 연준은 0~0.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채권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FOMC 결과는 30일 오후 나온다.
△EU·美, 러시아 추가 제재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제재에 합의했다. EU 28개 회원국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하고, 금융ㆍ방산ㆍ에너지 등 러시아 주요 산업을 제재하기로 했다.
EU는 러시아 국영은행의 유럽 내 채권 발행과 정유업계의 장비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심해 시추, 셰일 가스와 북극 에너지 탐사 기술 등의 수출이 중단된다.
또 러시아에 대한 신규 무기 계약이 중단되며, 민간은 물론 군사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기계와 전자기기의 수출도 금지한다. EU의 추가 경제제재는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EU 전문매체 EU옵서버는 새 제재로 러시아가 올해 230억 유로(약 31조65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750억 유로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도 러시아 주요 은행과 주요 기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미국 정부는 VTB뱅크와 뱅크오브모스크바, 러시아농업은행 등 주요 은행 3곳과 물류업체 USC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화이자·머크 실적 예상 상회
미국 1위 제약업체 화이자의 주가는 1% 하락했다. 월가의 전망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오전장에서 상승했지만 후반 약세로 돌아섰다.
화이자는 지난 2분기에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익이 전년 동긱의 56센트에서 58센트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7억7000만 달러로 1.5% 감소했다. 월가는 화이자가 주당순익 57센트, 매출 124억7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업체 머크의 주가는 1.2% 상승했다. 머크는 지난 분기 순익이 20억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물류업체 UPS는 3.6% 빠졌다. 2분기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익은 전년 동기 1.13달러에서 1.21달러로 늘었다. 매출은 135억1000만 달러에서 142억7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월가는 UPS가 주당순익 1.25달러, 매출 141억3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美 7월 소비자신뢰지수 7년 만에 최고
지표 결과는 엇갈렸다. 민간경제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는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월가는 85.0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경기에 대한 평가지수는 86.3에서 88.3으로 상승했고 6개월 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기대지수는 86.4에서 92.7로 올랐다.
월가는 기대지수가 크게 개선되면서 하반기 경제회복이 가속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5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9.3% 상승
S&P/케이스실러의 5월 주요 2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9.3%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 이후 최저 상승폭이다. 월가 전망치는 9.9% 상승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1.1% 상승했지만 계절적인 요인을 반영하면 0.3% 하락했다. 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1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0.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과 대출 요건 강화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WTI 0.7% ↓...美 10년물 국채 금리 2.47%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70센트(0.7%) 하락한 배럴당 100.97달러를 기록했다.
8월물 금은 5달러(0.4%) 내린 온스당 1298.30달러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현재,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bp(1bp=0.01%P) 내린 2.47%를 기록했다.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0.3% 오른 102.12엔으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