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내년 초 ‘사후(事後) 정산형’ 유병자 질병보험을 출시하기 위해 보험업계와 협의 중이다.
30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하반기 중 ‘사후 정산형’ 유병자 질병보험을 출시하기 위해 손보사들과 지난 5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
사후 정산형 유병자 질병보험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도 가입할 수 있는 질병보장보험이다. 다만 기존 보험과는 달리 보험사들이 계약자로부터 보험금을 많이 받은 뒤 남은 돈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책정할 당시 손해율 대비 최대 30%까지 보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사후 정산형 유병자 질병보험 출시를 위해 오는 8월 중 관련 규정을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후 정산형 유병자 질병보험 출시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회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엔 동의하지만 실익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손해율 대비 50%까지 보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다시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형태”라며 “수수료와 사업비가 어느 정도 책정되는지에 따라 출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회적 관점에서 본다면 좋은 상품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규정 개정 등으로 당초 계획이 지연됐지만 내년 초 출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에 강제적으로 관련 보험을 출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율에 맞길 것”이라며 “오는 8월 규정 개정을 통해 출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