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을 하고자 미국을 방문 중인 이옥선(87)ㆍ강일출(86) 할머니가 미국 버지니아주 북부 페어팩스카운티에 최근 설립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을 30일(현지시간) 방문했다.
전날 오후 늦게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 항공기편으로 워싱턴DC에 도착한 할머니들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미국 수도권 일정을 감행했다.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에 들어설 때 할머니들은 다른 이의 부축을 받으며 걸음을 옮겼고 정부청사 로비에서 기림비까지는 휠체어로 이동했다.
기림비 앞에 도착하자 할머니들은 휠체어에서 일어나 벅찬 표정으로 기림비를 바라보며 “감사하다”“고맙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먼저 돌아가신 분들을 이렇게 기념해 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다 전할 수 없으며 이 은혜는 평생 못 갚을 것”이라며 “정작 일본에서는 과거사 인정을 안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기림비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페어팩스 기림비 제막식에도 참석했던 강일출 할머니는 “미국까지 와서 고생도 하지 않고 이런 좋은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미국민들 모두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샤론 불로바 페어팩스카운티 행정위원장은 “정부청사에 아름다운 숙녀분들을 모시게 돼 명예롭고 영광스러우며 이 기림비는 지금까지 할머니들이 보여준 끈기와 인내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이라고 밝혔다.
할머니들은 흰 장비 꽃다발을 기림비에 바친 후 기림비를 돌아보며 일제의 만행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으며 약 20km 떨어진 9ㆍ11테러 기념공원도 함께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