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에서는 거물급 후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정치 신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 돼 큰 이목을 끌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권은희 당선자는 15개 지역구 가운데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그는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하며 ‘정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 2심 재판에서 권 당선자가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했던 김용판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당내 반발에도 권 당선자의 전략공천을 무리하게 밀어붙여 빈축을 샀다. 여기에 권 당선자의 남편이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했는데도 재산신고 시 이를 축소했다는 의혹 등이 겹치면서 결국 최저 투표율로 이어졌다. 상대로 나선 통합진보당 장원섭 후보는 무려 26.37%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결국 공천과정의 잡음과 각종 의혹 등으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채 상처투성이 당선이라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같은 당 박광온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와 수원정(영통) 자리를 놓고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TV앵커 출신 정치 신인인 그는 친이(친이명박)계 실세였던 임 후보를 제치고 첫 출마에서 당선되는 기쁨을 맛봤다.
새누리당에서는 경기김포의 홍철호 당선자를 비롯해 수원병의 김용남 당선자, 경기평택을의 유의동 당선자가 대선주자급 후보들을 누르고 새롭게 약진했다. 특히 홍 당선자는 이제 정치경험이 5개월 남짓한 초짜였지만, 지역 내에서 ‘굽네치킨’ 브랜드를 성공시킨 사업가 이미지를 내세워 대선후보급이라는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 김용남 당선자도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손학규 후보와의 ‘다윗과 골리앗 대결’에서 승리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공보단에서 자료분석 팀장을 맡았던 유의동 당선자 역시 첫 출전을 통해 4선을 노리는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를 제치고 여의도행을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