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체들이 한 여름 속 겨울 제품 판매에 나섰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이달 중순부터 다운 제품 판매에 돌입하는 등, 겨울 제품 판매를 작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겼다.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LF(옛 LG패션)가 전개하고 있는 ‘라푸마’다. 라푸마는 지난 18일부터 다운 신제품을 20~30%가량 할인 판매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역시 지난 26일부터 겨울 제품 판매를 실시 중이다. 블랙야크와 밀레는 내달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브랜드들은 신제품 판매와 함께 재고 소진을 위한 작년 이월 상품 할인행사도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재고 소진 행사는 9월과 10월에 이뤄졌고, 겨울 신제품 판매는 10월 말에 시작해 2월 말까지 진행됐다. 올해는 3~4월을 제외하면, 아웃도어 제품이 1년 내내 할인 판매되는 것과 다름 없다. 할인폭도 최대 70%에 달한다.
아웃도어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세월호 여파로 판매가 줄고 더위와 추석도 빨리 찾아와 재고 소진 행사를 빨리 시작했다”면서 “상반기 매출도 부진한데, 재고를 처리하면서 신상품도 같이 팔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매출 성적표는 심상치 않다. 지난 몇 년간 독보적인 시장 매출을 이뤄냈으나 최근에는 눈에 띄게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5월 아웃도어 매출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전월(3.7%)보다 1.2%포인트 하락한 2.5%로 집계됐다. 올 1분기 한 자릿수(9.7%)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에도 하락세다. 현대백화점도 5월 아웃도어 매출증가율이 한 자릿수(4.1%)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24.8%에 달했지만 올 들어 줄곧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다. 롯데백화점 5월 매출증가율은 13.6%를 기록했지만 전월(14.2%)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20~30%대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한 백화점의 MD(상품기획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 단계에 진입해 각 브랜드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에는 장기 불황 속에 세월호 참사까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브랜드들이 스포츠와 레저, 골프, 키즈 제품을 론칭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도 아웃도어 성장의 한계를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과거의 성장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