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플레처(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은퇴한 동료 박지성(33)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플레처는 3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사이트를 통해 최근 결혼한 박지성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우정을 과시했다.
플레처는 미국 투어 중 박지성의 은퇴와 결혼 소식을 듣고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처는 2002년부터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최고의 미드필더로 현재까지 330경기에 나서 24득점을 기록했다.
플레처는 2005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과 7시즌을 함께 보내며 우정을 쌓았고, 이 둘은 총 7회의 우승을 함께 만들었다. 하지만 박지성이 2012년 퀸즈파크레인저스로 이적하며 이 둘은 따로 활동하게 됐다.
▲다음은 플레처가 박지성에게 보낸 편지 전문.
안녕 지성?
나에게 가장 강렬하게 남은 박지성의 모습은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점이야. 아스널과 같은 강팀들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는 날이 오면 언제나 바쁘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네 모습이 아직 생생해.
특히 아시아에서는 박지성이라는 인물의 존재가 대단하잖아. 정말 그곳에서는 ‘슈퍼스타’ 박지성이지만, 맨유에서 너는 단 한 번도 ‘슈퍼스타’처럼 행동하지 않았어. 주어지는 일이 있다면 언제나 열의를 다했던, 팀을 위해 자신을 한 없이 낮추는 위대한 동료이자 프로였어.
나는 네가 저평가된 선수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주로 너의 엄청난 활동량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목하지만, 기술적으로도 상당한 모습을 보여줬어.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했고, 우리들이 패스를 어렵게 할 때에도 공을 잘 받아 기회를 만들었지. 그라운드 위에서 정말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 팀을 위할 줄 아는 최고의 선수가 바로 박지성, 너야. 개인의 성과보다 팀의 더욱 큰 성과를 위해 희생한 모습… 축구 선수에게 너와 같은 동료가 곁에 존재한다면 성공은 더욱 가까워질 거야.
너를 이야기하며 AC밀란과의 경기를 빼놓는다면 서운하겠지? 당시 넌 피를로를 전담 마크 했잖아. 사람들은 너의 활약에 대해 밀란이 공을 잡을 때 마다 피를로를 막은 장면만을 생각해.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직접 본 박지성은 상대의 전진을 막아낸 첨병이었어. ‘박지성이 피를로만 따라다녔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생각해. 반대로 우리가 공을 잡으면 너는 공간을 찾아 파고들어 팀을 위한 기회를 만들었어. 물론 직접 득점까지 했지. 피를로에게 침묵을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많지 않을 거야. 그 중 한 명이 바로 너. 박지성이야. 환상적이었어.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박지성이라는 존재는 정말 환상적인 동료였다는 말을 하고 싶어. 함께 그라운드를 밟는 모든 시간이 즐거웠고, 존경심을 담아 인사를 보내. 은퇴의 시간이 왔다는 소식이 아쉽지만 즐거운 삶을 살길 바란다.
Ji! Happy Retirement! 선수 생활은 끝내지만 이후에도 바쁘게 살겠지? 한국에서는 정말 슈퍼스타인 만큼 시끌벅적한 은퇴 무대가 펼쳐졌으리라 믿어. 지금까지 선수로서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는 사실을 축하하고, 결혼을 통한 인생의 새 출발 역시 마음을 담아 축하해!
행운이 함께하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