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의식 통한 투명한 경영 공개… 수십년 무분규 타결의 ‘비결’

입력 2014-08-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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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24년·동국제강 20년 무분규, 노조 경영회의 참석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오른쪽 두 번째), 성만호 노조위원장(오른쪽 세 번째)이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자드코 관계자들과 2013년 5월 아부다비에서 원유 플랜트 계약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성만호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8월 태국으로 동반 출장을 떠났다. 태국 해군과 호위함 1척의 수주계약을 맺는 자리에 두 사람이 함께 해 노사 협력의 상징을 현지 고객에게 보여줬다.

고 사장과 성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에게 원유 플랜트를 수주할 때도 현지에서 함께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1일 24년 연속 무분규로 노조와 단체협상을 타결해 그 비결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통상임금 확대, 정년연장 등의 굴직한 노동 현안으로 노사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낸 성과여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조선해양의 무분규 비결은 회사 현황의 투명한 공개가 배경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노조는 회사의 경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에게 경영과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회사 현황을 공유한다. 특히 2012년 초 대표이사로 취임한 고 사장은 노조의 경영회의 참석을 정착시켰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존에는 비정기적으로 노조가 경영회의에 참석했다면 현재는 모든 경영회의에 노조가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도 회사의 한 식구이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우면 무엇 때문에 얼마나 어려운지, 회사가 좋을 때는 왜 좋은지 등 모든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노조와의 협력을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4년 무분규 타결은 노조가 1980년대 가장 강성으로 활동하면서 회사가 휘청인 것도 반면교사가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동국제강도 마찬가지다. 동국제강은 지난 5월 20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순탄치 않았다. 동국제강 노조는 1991년 7월 10일간 전면 파업을 벌였다. 당시 파업으로 회사는 큰 손해를 봤지만 되레 노사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노사는 극한 대립이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 데에 공감하고 1994년 통큰 협의를 이끌어 냈다. 노조는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고 회사는 투명 경영을 약속했다. 이후 동국제강 노조는 매월 임원단 회의인 책임경영회의나 각 사업장의 부서장급 회의에 모두 참석하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금속노조 산하인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단협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통상임금 확대를 제시했지만 회사는 ‘사정이 어렵다’며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회사가 2분기 1조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것 관련 노조원 일부에서는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일부러 손실 규모를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노사간 신뢰가 무너지고 있어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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