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의 세태공감] ‘찌라시’ 덫에 걸린 연예기사

입력 2014-08-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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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A한테 애가 있다면서요?”, “B선수와 사귀는 걸그룹 C 양다리였다네”, “탤런트 D가 걸그룹 E를 데리고 놀다가 버렸다는군”, “남자배우 F가 남자감독 G의 연인이라죠?”

입만 있고 실체가 없는 게 증권가 정보지죠. 수년 전만 해도 그나마 신빙성 있는 이야기가 담겨 실제 특종 기사에 참고가 되기도 했던 이 정보지에 ‘급’이 생겼습니다. A급 정보를 담은 내용은 그야말로 ‘정보지’ 역할을 하지만 요즘 증권가 정보지는 그냥 ‘찌라시’급이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따끈따끈한 정보지를 받아보면서도 “말도 안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더불어 연예기자로 십수년을 지낸 이들조차 “누가 이런 소설을 썼을까?”라는 호기심을 품게 하죠.

물론 이 찌라시급 정보지에 담긴 많은 소문 중에는 명백한 사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중에도 주체나 상황이 왜곡된 게 많긴 하지만요. 최근 나돌고 있는 가수 A 사생아 설이라든지, 탤런트 D와 걸그룹 멤버 E의 관계처럼 일부 사실은 상당히 소설과 버무려졌죠.

이런 경우 단독 기사에 목이 마른 일부 매체로 인해 기사화될 때와 SNS를 통해 대중에게까지 전달이 됐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SNS의 확산 속도는 그야말로 LTE급이지 않습니까? 하루면 전 국민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럴싸한 이야기들이 퍼져 나갑니다. 여기에 ‘카더라 통신’을 그대로 활자에 담아 옮기는 매체가 소문을 사실로 굳히기에 들어갑니다. 넘쳐나는 인터넷 기사, 속보 전쟁 속에서 단독기사의 개념과 의미도 퇴색됐을 뿐 아니라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무책임한 보도도 ‘찌라시’의 기사화를 부추깁니다. ‘일단 이슈를 만들어 관심을 끌어보자.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 태도 때문에 연예인들의 피해도 상당합니다.

이제는 너무나 영리해진 연예인들도 이 같은 현상을 이용하기에 이르렀죠. 그 소문이 사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TV 토크쇼 등에서 “소문 때문에 힘들다”며 눈물로 호소하는 경우를 봅니다. 그 호소는 그럴 듯하게 포장되지만 사실은 일부 언론의 ‘아니면 말고’를 역이용하는 셈이죠.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이야기 또한 아닙니다.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증권가 정보지에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담기게 된 것은 기업들이 자사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연예인의 사건사고에 발 빠른 대처를 하기 위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게 변태가 돼 그저 그런 가십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다시 언론 매체가 주목하고, 일부 매체의 생각 없는 작태가 허위를 사실인 양 포장해 내고, 이 같은 분위기를 알아 챈 일부 연예인들은 또 다시 그것을 이용해 이미지 쇄신을 하는 셈이죠.

참 아이러니 합니다. 정보는 홍수를 이루고 그 정보를 접할 매개 또한 넘쳐나지만 정작 진짜 정보를 접하기는 더 어려워진 요즘이죠. 정보의 사전적 의미는 관찰이나 측정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이나 자료를 의미합니다. 뉴스는 일반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새로운 소식을 말하죠. 정보도, 뉴스도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이 ‘정보화 시대’가 맞긴 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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