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들의 이미지 전쟁터는… ‘소주 시장’

입력 2014-08-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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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이영애황수정 ‘청순’· 2007년∼ 이효리하지원 ‘섹시’· 2013년∼ 공효진신민아 ‘친근’

(출처=하이트진로, 롯데주류)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소주 도수는 25도였다. 1998년 23도로 도수를 낮춘 진로의 ‘참이슬’, 다음해인 1999년 22도로 도수를 더 내린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등장하면서 국내 본격적인 저도주 시장이 열렸다.

소주 여성모델 전쟁이 시작된 것도 이 시기부터다. 진로는 참이슬을 출시하며 ‘대나무 숯으로 2번 걸러 깨끗한 소주’ 콘셉트를 이영애에게 부여했다. 당시 최고 인기스타로 꼽히던 이영애는 ‘산소 같은 여자’ 이미지를 참이슬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이슬 판매량은 1998년 2430만병에서 1999년 9450만병으로 껑충 뛰었다.

이영애에 이은 참이슬 모델 2000년 황수정, 2001년 박주미, 2003년 최지연도 ‘깨끗함’, ‘순수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시기 참이슬 광고모델은 이영애가 긴 팔 터틀넥 니트, 박주미가 한복을 입는 등 노출이 거의 없는 의상을 입었고 포스터 역시 모델의 몸보다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이후 변화의 징조는 ‘소통과 교감’을 들고 나온 참이슬 모델 2004년 김태희, 2005년 성유리 광고부터다. 이들은 털털하게 술잔을 권하면서도 볼륨감을 드러내는 의상과 자세를 선택했다. 2006년 남상미 역시 “더 깨끗하게, 더 부드럽게”를 얘기하면서 빨간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롯데주류 ‘처음처럼’은 2006년 이영아를 첫 모델로 내세웠다. 회사 측은 “알칼리 환원수 소주의 신선함과 새로움을 강조하기 위해 신선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이영아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바통을 이어 받은 구혜선에 대해서는 “처음처럼의 부드러운 목넘김과 구혜선 특유의 부드럽고 신선한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밝혔다.

2007년 말 이효리의 등장은 파란을 일으켰다. 이효리는 ‘효리주’, ‘회오리주’ 등을 유행시키며 처음처럼의 전국 점유율을 11%대에서 15%까지 끌어올렸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이효리가 최장수 소주모델 기록을 세우는 동안, 처음처럼은 20억병이 넘게 팔렸다. 병당 가격을 3000원으로 계산하면 6조원어치다.

같은 시기 진로는 2008년 하지원을 모델로 기용하며 “맑고 깨끗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강조했다. 참이슬 광고 속 하지원은 과감한 노출로 이효리에게 쏠린 눈길을 끌어오기 위해 애썼지만 이효리 광고만큼 화제가 되지는 못했다. 참이슬은 2009년 이민정, 2012년 문채원, 2013년 이유비를 거쳐 공효진을 올해 새 모델로 내세우고 친근함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이효리가 떠난 자리에 2012년 현아구하라효린, 2013년 조인성고준희를 세웠다. 이달부터는 신민아가 1년 동안 처음처럼의 얼굴을 맡는다. 롯데주류는 “신민아의 이미지가 부드러운 소주 ‘처음처럼’의 제품 속성과 부합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면서 폭넓은 연령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모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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