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이어 저축銀ㆍ캐피털까지 ‘일본 손’에

입력 2014-08-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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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저금리로 국내 유입 가속화…대부시장 절반ㆍ저축은행 15% 점유

최근 일본계 금융사들이 국내 대부업에 이어 저축은행업과 캐피털 시장까지 빠르게 손을 뻗치면서 국내 서민금융 시장이 잠식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일본계 자본은 저축은행 업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로 부실 저축은행이 쏟아지자 이 틈을 일본계 자본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6395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자산(38조9727억원)의 14.5%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 12월 일본 오릭스그룹이 푸른2저축은행(현재 OSB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이 첫 사례다. 오릭스는 지난해 11월 스마일저축은행까지 품에 안았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SBI그룹도 지난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SBI저축은행으로 운영 중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 곳은 J트러스트다. J트러스트는 2011년부터 지난 3월까지 네오라인크레디트, KJI대부, 하이캐피탈대부 등 국내 대부업체 3곳을 사들이며 단숨에 국내 대부업계 자산 4위로 뛰어올랐다.

앞서 J트러스트는 2012년 미래저축은행(현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해 본격 저축은행 시장에 진출했고 이듬해에는 솔로몬·HK저축은행에서 각각 3137억원, 1940억원의 정상채권을 매입하는 등 덩치를 불려 나갔다.

또 최근 SC캐피탈, SC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캐피털 업계 2위 아주캐피탈 인수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캐피털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경영 위기에 처한 금융사 여러 곳을 자산가치보다 싼 값에 인수하고 급속도로 외형을 키우는 이 같은 경영 전략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준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국부유출로 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일본계 금융사들의 공세에 토종 대부업체들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1999년 에이앤피파이낸셜이 처음 국내 대부업계에 진출한 이래 산와대부, J트러스트 등이 가세하면서 일본계 대부업체의 대부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조4000억원으로 전체 시장(8조1000억원)의 55.1%를 차지한다.

일본계 자금이 대부업과 저축은행업계에 유입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조달금리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제로금리 정책과 엔화 약세로 이들 업체는 일본에서 1∼4%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10% 안팎인 국내 대부업체들의 평균 조달금리보다 훨씬 낮다.

대부업 금리 상한도 일본은 20%인 데 비해 한국은 34.9%로 한국에서 영업할 때 훨씬 많은 이익을 낸다.

일본계 대부업체의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국내 중소형 영세 대부업체는 2012년 1만5개에서 지난해 말 8413개로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본 자금의 국내 유입을 규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면서 “자금 조달 및 자산운용, 영업행위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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